지난달 10월 31일 토요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이석채 KT회장의 노동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통상 기자회견은 언론 보도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토요일 기자회견은 되도록 피하는 게 상식인데 이날 기자회견은 토요일에 열렸다.

이유는 이날 규탄 발언을 하기로 된 조태욱 KT민주동지회 의장의 기자회견 참석 때문에 불가피하게 토요일을 기자회견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조태욱 의장은 지난해 말 치러진 KT노동조합 선거에 출마한 바 있으며 특히 지난 7월 13일 ‘민주노총 탈퇴공작 반대 기자회견’을 주도한 바 있다. 조태욱 의장은 이와 관련해 두 차례의 감봉 징계를 받았으며 또한 근무지가 인천에서 경상남도 삼천포로 발령됐다.

▲ KT 광화문 지사 ⓒ미디어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태욱 의장은 “인천에서 삼천포까지의 거리는 375㎞였다”며 어디까지나 ‘징계성 발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T내에서 사측에 의한 부당 노동행위가 작년 노동조합 선거 이후 드러나고 있다”며 “회사는 발령을 통해 보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감봉 1개월에 이어 감봉 6개월이 결정됐던 사유는 조 의장이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방침을 확인하기 위해 연차휴가를 내고 노조를 찾았던 것을 사측은 무단결근으로 처리해 징계를 내렸다고 그는 주장했다. 인천에서 삼천포로의 발령 또한 같은 이유라고 한다.

그는 또 “삼천포에 내려가자 마자 사측이 철저하게 준비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무연고지인 삼천포에서 사측은 사택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감시조까지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노조사무실을 숙소로 사용하려고 했으나 지사장이 노조사무실 열쇠를 통제해 회사 내 어떤 곳에서도 숙박을 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텐트를 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KT는 올레경영을 하고 있으며 첫 번째로 꼽는 것이 역발상 경영”이라면서 “375㎞ 비연고지로 발령하는 것이 역발상 경영이냐”고 따졌다.

이어 “이것은 매출 20조에 달하는 글로벌 스텐다드의 기업이 벌이는 잔인한 모습”이라면서 “이석채 회장은 불법노동행위를 중단하고 KT의 격을 한 단계 높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권을 KT가 당당하게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인권탄압 기자회견이 토요일 열린 이유는 조 의장이 금요일까지는 근무지인 삼천포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쉬는 날인 토요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 보고 전주를 타라?

KT민주동지회에서 밝히는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하나로 2009년 노동위원회 판결로 원직복직된 충북 청주에서 근무하던 한00 조합원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여성 조합원인 한모씨는 114 분사시 전출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선로 현장 근무에 배치됐다고 한다. 선로 현장이란 전봇대 관련 업무를 말하기도 한다. 그는 개별 교육 및 시험, 개별 실적 관리 등으로 감시당하고, 각종 회의, 회식, 체육대회 등에 불참시키는 왕따를 당하는 인간적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전주타기, 옥상 전화선 가설 등 과중한 업무에 국기게양대 10분간 매달려 있기 등 굴욕 속에 퇴출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결국 2009년 노동위원회 판결로 원직복직 됐지만 씻을 수 없는 정신적 후유증을 앓고 있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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