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판결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위한 시행령 마련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종편채널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진홍 호남대 교수(정보통신대학)는 2일 평화방송 ‘이석우의 열린세상 오늘’과 인터뷰를 통해, “신규 종편은 향후 방송산업에서 계속적으로 자본이 투입돼야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종합편성 “사업 초기 3~4년 동안 매년 2,000억 이상의 투입이 필요할 것”이라며, “종편채널 2개가 4,000억 광고매출, 전체 유료방송의 광고매출의 40%를 차지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 거론되고 있는 수신료 인상, 중간광고제도 도입, 방송광고 단가 인상 등도 종편채널의 수익성을 높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KBS 2TV광고 축소는 수신료 인상이란 전제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부분”이고 “중간광고제와 방송광고단가 인상분은 방송광고와 인터넷으로 분산 소지가 크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김 교수는 종편채널 도입이 신문의 광고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김교수는 종편채널의 도입으로 “방송광고 규제 완화되고, 경쟁 활성화가 이루어지면 신문 광고는 방송과 인터넷으로 상당부분 전환될 것”이라며, “신문업 전반의 하락을 상당한 속도로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종편채널 도입의 사업성 문제는 김 교수만 지적한 것은 아니다. 지난 해 9월, 공공미디어연구소는 <종편채널허용이 방송시장에 미치는 영향>보고서를 발행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종합편성채널 도입 후 시청점유율이 지상파 3사의 평균 시청점유율 1/3(8.31%) 이상이 되어야만 2,223억원의 광고 수입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종편 도입 후 바로 시청점유율이 8.31%에 이르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장 최근에 생겨난 지역 지상파방송사인 OBS는 설립 1년 동안 광고점유율은 0.4%(98억)에 불과했다. 또 유료방송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MBC ESPN, 드라마넷 등 MBC 계열 유료채널(PP) 시청점유율 합계는 5.65%(2007년)에 불과했다. 같은 해 KBS 계열 PP는 2.9%, SBS 계열 PP는 3%에 불과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종편에 가장 가까운 형태인 ‘티브이엔’(tvN)을 운영하고 있는 CJ미디어는 개국 첫해인 2007년에만 98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후 계속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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