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통과된 ‘MBC 청문회’로 국회 의사일정이 멈춰섰다. 자유한국당이 MBC청문회가 철회되지 않으면 '국회 보이콧'을 이어가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바른정당도 자유한국당에 힘을 보탰다. MBC 청문회를 방송 장악 의도라고 풀어냈다.

국회 환노위 바른정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17일 MBC라디오<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환노위 법안 날치기 논란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없는 상태를 유도하고 그 다음에 안건을 상정하고 일방적으로 통과시켰기 때문에 날치기보다 더 하다. 등 뒤에서 칼을 꽂았다"고 맹비난했다.

하 의원은 "(같은 상황의) 증인 네사람 중 유독 MBC 본부장만 고발했으며 청문회 건은 공식 안건으로 올라온 적도 없는데 통과됐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삼성 청문회와 MBC 청문회는 아무도 몰랐는데 기습적으로 통과시킨 것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특히 MBC 청문회는 방송 장악 의도"라고 규정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을 풀려면 통과된 것을 무효화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일단 통과시킨 내용은 바꿀 수 없고 협의하자는 입장으로 이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절차적 하자가 없다며 물러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환노위원장인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16일 CBS라디오<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이 MBC 청문회를 빼지 않으면 ‘다 필요없다’ ‘국회 보이콧하겠다’고 했다”며 “의도가 뻔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우리 쪽은 자유당과 바른정당이 제안한 '한국GM 청문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동의했다. 그런데 (자유당이) ‘MBC청문회를 안 빼면 (환노위 정상화) 안 된다’고 했다”며 “자유당이 MBC가 언론사이기 때문에 청문회 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 환노위 위원장실에서 환노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2017.2.16 superdoo82@yna.co.kr(끝)

홍 의원은 ‘야당의 날치기’라는 여당의 주장에 “(야당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MBC, 이랜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등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며 “자유당과 바른정당이 이에 반대하며 퇴장했다. 근데 이를 두고 ‘날치기’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긴급동의 안건에 반대를 하면 안건조정위원회에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자유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그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퇴장했다”면서 “정상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홍 의원은 “MBC의 부당 노동 행위 같은 경우에는 정기 국정감사에서도 논의하려고 했다. 그런데 당시 새누리당 반대로 못했다. 또 삼성 백혈병 문제는 거의 10년째 새누리당이 방어해서 국회에서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MBC는 지난 2012년 공정방송 파업 이후 10명이 해고했고, 110여명이 정직 감봉 등 징계를 받았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MBC는 2012년 ‘공정방송’ 요구 파업이 끝난 뒤 파업 참가 구성원들에 대한 징계, 업무배제 등의 조처로 노조를 탄압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또 백종문 본부장은 지난해 ‘최승호·박성제는 증거없이 해고했다’는 발언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언론 자유와 독립에 침해가 우려된다’며 출석을 거부했다. 이에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백종문 본부장 고발과 MBC 노조탄압 청문회’를 결정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17일 야당 단독으로 ‘MBC 청문회’ 등을 통과시킨 것은 ‘날치기’라고 비판하며 삼일째 ‘국회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