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에 대한 질타가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변질된 KBS의 보도를 비판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이미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KBS에 대한 ‘민심’을 정확하게 확인해 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기간이었다.

▲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사옥 ⓒ미디어스
KBS 내부에서까지 KBS 보도의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KBS기자협회에서 발행한 기자협회보에서는 <매맞는 KBS, 민심을 잃다> 등의 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취재 당시 KBS 기자들이 봉하마을 빈소에서 쫓겨나고, 취재현장 곳곳에서 시민들의 항의와 취재거부 등을 당했고, KBS 로고를 가리고 취재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전했다. 또 지난 8~9일 KBS기자협회는 신임투표를 실시했는데 각각 82.2%와 93.5%의 기자들이 김종률 보도본부장과 고대영 보도국장를 불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KBS의 보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 KBS는 지난 6월 10일 6·10범국민대회 관련 보도에서도 국민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하지 않고 “싸움판을 벌였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6.10범국민대회…일촉즉발>에서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연사들의 발언 내용, 시민 인터뷰는 아예 싣지 않았다. 대회 내용에 대한 최소한의 ‘사실’조차 보도하지 않고, 행사장 분위기와 상황 등을 언급하다가 “경찰은 집회참가자들이 광장을 벗어날 경우 만 여 명 이상의 경찰력을 동원해 즉각 해산작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하루종일 충돌>에서는 심지어 앵커멘트로 “싸움판으로 변한 서울광장의 하루, 이정민 기자가 담았다”고 현장을 ‘싸움판’으로 매도하고, 시민·야당 의원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 상황을 전하는 데 그쳤다. 물리적 충돌이 빚어진 원인은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

KBS의 이런 보도행태는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대회 참가자들의 발언 내용과 시민들의 비판 목소리를 전한 다른 방송사 보도와 달랐다.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KBS는 이런 이명박 정부의 모습과 똑같다. 시청자들과 언론학자, 내부 기자들까지 KBS의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하지만, 바꾸려는 의지도 최소한의 노력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6·10범국민대회마저 이런 식으로 보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영방송 KBS가 이렇게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KBS가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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