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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차에 잡혀가도 시청광장 지킨다”[인터뷰] ‘대한문 노숙자’ 최문순 민주당 의원
곽상아 기자 | 승인 2009.06.09 18:22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서울 대한문 앞 분향소를 떠나지 않아 ‘대한문 노숙자’라는 별명을 얻은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진짜 노숙자’가 됐다. 거의 매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대한문 주변에서 시민들과 함께 머물렀던 최 의원은 ‘6·10 범국민대회’를 하루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1박2일 철야 투쟁’에 돌입했다.

   
  ▲ 시청광장에서 열린 의원단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문순 의원. ⓒ곽상아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6·10 범국민대회에 대해 경찰이 ‘불허’ 방침을 미리 밝히면서 정면 충돌이 예상되자 민주당이 9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방침을 결정한 것. 이에 따라 9일 오후 4시경 이강래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서울광장 안으로 들어와 스티로폼을 깔고 자리를 잡았다. 우비를 입은 민주당 의원들은 “광장없이 민주주의 없다. 서울광장 열어라”고 외쳤다.

시청광장에서 열린 ‘의원단 대책회의’에서 최문순 의원은 “광장까지 막아설 정도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민주당 의원들도 87년 6월항쟁 당시 야당의원들이 경찰에 끌려갔던 것처럼 닭장차를 타고 난지도까지 가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라고 되물으며 “(경찰에) 끌려가서 난지도에 버려지더라도 민주당이 나서서 10일까지 시청광장을 반드시 지켜내겠다. 저도 여기서 자겠다”고 밝혔다.

   
  ▲ ‘1박2일 철야투쟁’에 돌입한 민주당 의원들 ⓒ곽상아  
 
철야투쟁에 돌입하기 직전 <미디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 의원은 ‘대한문 노숙자’라는 별명에 대해 “노숙자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최근이지만 작년 KBS, YTN, MBC <PD수첩> 사태 때부터 거리로 나왔기 때문에 1년 가까이 노숙생활을 해온 셈이다. 국회내의 정상적 의정활동만으로는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아 자꾸 장외로 나오게 된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행보를 보여준다면 국민들이 용서를 할 텐데 이 정부는 국민들과 소통을 하기엔 너무 멀리까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되고 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보수성향 교수들의 성명서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만 하더라도 대한문 분향소 앞에서만 10여명이 연행돼 사법처리를 당하고 그중 2명이 구속됐다. 작년 촛불집회로 인해 수천명이 사법처리를 당하기도 했다”며 “그들이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대한문 노숙자’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

“노숙자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최근이지만 작년 KBS, YTN, MBC <PD수첩> 사태 때부터 거리로 나왔기 때문에 1년 가까이 노숙생활을 해온 셈이다. 국회내의 정상적 의정활동만으로는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아 자꾸 장외로 나오게 된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시청광장에 모여있는 것을 가리키며) 야당 국회의원들이 단체로 장외에 나온 이 풍경을 보라. 8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야당 의원들이 거리로 나와 시민사회와 연대하다가 닭장차에 잡혀가기도 했는데,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 시청광장을 점거하게 된 이유는?

“경찰차 33대가 시청광장을 둘러싸고 시민들로 하여금 집회를 못 열게 하는 것은 불법이다.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말하는 정부가 오히려 불법행위를 통해 시민들의 집회를 막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1박2일 철야투쟁’은 야당의 힘으로 이들의 불법행위를 해결해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닭장차에 잡혀갈 각오도 돼있다.”

   
  ▲ ⓒ곽상아  
 

- 9일 보수성향 교수 120여명이 시국선언을 하는 교수들을 비판하며 “언론과 방송이 정부 여당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지식인들이 개별적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공개적으로 써도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처럼 탄압받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

“그들이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만 하더라도 대한문 분향소 앞에서만 10여명이 연행돼 사법처리를 당하고 그중 2명이 구속됐다. 작년 촛불집회로 인해 수천명이 사법처리를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 한나라당이 위축되긴 했으나 여전히 6월 국회에서 강경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정권이 계속 강수를 두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과 소통을 하기엔 너무 멀리까지 온 것 같다. 용산참사, 언론장악 등 그동안 잘못한 게 너무 많다. 이제라도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행보를 보여준다면 국민들이 용서를 할 텐데…. 정부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 같다.”

- 대한문 앞에서 지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무엇이었나?

“광주항쟁 이후 많은 시민들이 부채의식에 시달린 것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서도 많은 시민들이 부채의식과 자책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부채의식이 500만명의 조문행렬을 만든 것 같은데…. 밤늦게까지 밀려드는 조문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블로거로 활약중인 최문순 의원이 철야투쟁에 돌입하는 동료 의원들의 모습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고 있다. ⓒ곽상아  
 

- 단식농성중인 이정희 민노당 의원은 현재 상황에 대해 “야당의원들이 다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책임자 문책, 특검 도입 및 국정조사 실시, 정책기조 전환, 인사 쇄신 등 5가지 선결조건을 내걸고 공을 정부여당에 넘겼다. 좀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향후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거리로 나오게 될지, 6월항쟁이 다시 일어날지는 정부여당의 선택에 달렸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 지난 5일 한나라당측 미디어발전국민위원들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열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한마디로 아직도 정신 못차린 것이다. 한나라당이 지난해 12월24일 내놓은 언론관련법안에 대해 단 한 글자도 고치지 못하고, 언론계의 의견도 전혀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측 미디어위원들로서는 원안 그대로 법을 밀어붙이려는 속셈이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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