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와 애도의 시간이다. 각종 포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게시판을 만들고, 흑백 편집으로 인터넷 분향소를 차렸다.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과 ‘노사모’ 홈페이지의 추모게시판은 말할 것도 없고, 블로그, 미니홈피, 게시판 등은 검은 리본과 국화가 가득하다.

다음 아고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모 서명은 물론 아고라 하위 카테고리인 ‘이야기’ ‘즐보드’ ‘청원’ ‘토론’ 등이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련 글로 빼곡하다. 다음 블로거 뉴스인 ‘뷰’에서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블로거들의 글이 쏟아져 나오면서 ‘노무현 서거’ ‘그리운 노 대통령’ ‘노사모’ ‘봉하마을’ ‘한나라당’ ‘덕수궁’ ‘공영방송’ ‘예능프로그램’ 등의 의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 각종 포탈 추모 화면 ⓒ 포탈 캡처
한나라당의 경우 당 홈페이지의 애도 팝업 선정 위치가 문제가 되었다. 블로거들은 재빨리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애도 팝업을 스크린샷으로 잡은 후 “진정한 애도라면 홈피 고쳐야” 등의 글을 포스팅하였다. ‘덕수궁’은 분향소의 현장 소식과 ‘경찰의 조문 방해’ 등의 글들이 올라와 있고, ‘공영방송’ 카테고리에는 토요일 예능프로그램을 편성한 KBS에 대한 원망이 담긴 글들로 가득하다. ‘예능프로그램’에는 “방송국들의 예능프로그램 방송 전면취소는 좀 오버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지만, 대부분의 글들이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 편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 추모게시판의 경우 10만개가 훨씬 넘는 추모글이 올라오고 있고, 네이버는 추모게시판에는 50만여 건, 야후코리에는 1만2천여 건 등 포털에서 준비한 인터넷 분향소도 북적거린다. 싸이월드의 경우 추모 국화 장식 고리를 제작하여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더불어 포털 동영상 페이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영상 등이 높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네이트온 대화명, MSN 대화명 등 메신저에도 ‘추모 리본’이 급속도로 번져나가고 있으며, 댓글에도 ▶◀ 형태의 추모 리본이 줄을 잇고 있다.

더욱이 가수 윤도현, 유희열 등이 조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인들의 미니홈피도 주목받고 있다. 이준기, 황현희, 박휘순, 김디지, 박보영, 메이비, 김원준, 배두나, 김민선, 조권 등 연예인들이 공식 홈페이지나 미니홈피 등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나섰고, 동방신기, 원더걸스, 빅뱅, 슈퍼주니어, SS501, 샤이니, 2PM, 2AM,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보아 등 아이돌 그룹의 팬페이지 메인 화면은 애도의 뜻을 담은 문구와 이미지로 채워졌다.

▲ 팬페이지에 등장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화면(좌 : 두시앓이 - 2PM, 2AP 팬페이지 / 우 : 권지용서포터즈 - 빅뱅 권지용 팬페이지) ⓒ 관련페이지 캡처
<경향신문>과 <한겨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광고가 등장하였다.

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마련한 인터넷 상의 추모게시판은 몸살을 앓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추모게시판을 만든 조중동 가운데 <중앙일보>는 현재 추모 게시판을 닫은 상태다. 하여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추모게시판에는 “조선일보나 해체하시오. 내 그러면 기꺼이 당신들을 위한 추모글 올리오리다. 당신들은 노무현을 추모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이오. 당장 가증스러운 게시판을 닫으시오” “제목은 추모게시판이지만 안티글을 위한 의도의 게시판이 아닌가 의심이 가져집니다” 등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추모게시판을 만든 것을 ‘거짓 애도’로 해석하는 이들의 분노가 담겨 있다. 허나 “대다수 국민들이 이번 사건을 ‘시원섭섭’ 하게 생각할 것이다” “많은 사람을 분열시키고… 유아독존하며, 봉하에 아방궁을 지어 상황 노릇하려고 국가 기록을 무단반출하고 헌법을 깔보고, 가족을 동원해 증거인멸과 폭탄 돌리기를 하시던 분이 이 땅을 떠났네요. 씁쓸합니다” 등과 같이 ‘추모’가 아닌 ‘독설’이 담긴 글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 조선일보 추모게시판 캡처
경찰청과 대검찰청 게시판은 더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검찰청 국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더러운 권력의 쓰레기들” “검찰은 국민 피 빨아먹는 빨대!” “정권의 하수인들” “검찰은 실력으로 수사하라. 정말 초등수준” “역사에 ‘권력의 수족이던 부패기관’으로 기록될 검찰” 등 검찰을 비난하는 글들로 도배되고 있다. 특히 ‘포괄적 뇌물죄’를 비꼰 ‘포괄적 살인죄’라는 문구까지 등장하였다. 경찰청 열린게시판에는 시청광장, 청계광장 등을 가득 메운 채 조문을 ‘방해’한다는 분노 섞인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은 접속자 수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의도적인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서버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라는 오류 문구만 나올 뿐이다.

▲ 대검찰청 국민의소리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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