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폭력에 의해 ‘316일 간’ 의식불명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 선생이 25일 2시 사망, 국민들이 관심을 보이며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에 ‘백남기’가 오후 내내 상위에 올랐다. 하지만 공영방송 MBC는 메인뉴스에서 이를 2줄짜리 단신으로 전했다.

▲ 25일 MBC<뉴스데스크> 화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공영방송이라면, 최소한 언론이라면, 이 시기 과연 무엇을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라고 물으며 MBC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백남기 씨가 사망한 25일 공영방송 MBC의 메인뉴스 <뉴스데스크>는 관련 소식을 14번째 꼭지에 두 문장짜리 단신으로 26초 간 전했다.

“지난해 11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의식불명에 빠졌던 백남기 씨가 오늘 오후 2시쯤 급성신부전으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졌습니다. 유족과 ‘백남기 대책위원회’는 ‘사망의 원인이 물대포인 게 명백한 만큼 부검에 반대한다’고 했지만,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조만간 부검 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_박윤수 기자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사과나 관련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25일 검찰, 경찰과 유족들이 백남기 씨의 부검 여부를 두고 대치도 있었다. 그러나 <뉴스데스크>는 침묵했다.

<뉴스데스크> ‘물대포 맞는 영상' 누락, '백남기 농민 청문회'도 보도하지 않아

MBC본부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는 사건 초기 민중총궐기 관련 리포트를 연일 보도하면서도 백남기 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을 단 한 번도 내보내지 않았다. 과잉 진압 논란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누락한 것이다. 이는 지상파 3사 중 유일했다.

<뉴스데스크>가 ‘물대포’ 영상을 보도한 것은 지난 8월 야당에서 ‘백남기 청문회’ 요구가 나왔을 때였다. <뉴스데스크>는 리포트에서 “폭력 시위 현장에서 쓰러진 백남기 씨”, “지난해 11월 도심집회 중 쓰러진 백남기 씨”라고 표현한 반면, ‘물대포를 맞고 쓰려졌다’는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청문회’ 또한 보도하지 않았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사과여부, 시위대 조준 살수 여부 등 관련 공방이 벌어졌고 살수차 실전 투입은 처음이었다는 경찰의 증언까지 나왔지만, <뉴스데스크>는 리포트는커녕 단신조차 보도하지 않았다.

MBC본부는 “경찰 버스에 매달린 줄을 당겼다는 이유로 칠순 농민이 목숨을 거뒀다. 경찰의 공식 사과 한 번 없었다. 열 달이 넘도록 관련 수사는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며 MBC보도본부 수뇌부들을 질타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