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한겨레, <이 대통령, 냉전사고 젖은 이들에 에워싸인듯>

▲ 한겨레 5월15일자 4면
<한겨레>가 창간 21주년을 맞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동교동 자택에서 독대했다. 지난 1년 경색된 남북관계를 지적하며 “남북관계 (악화)의 근본원인은 상호불신”이라 말하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1면에 기획보도한 한겨레는, 4면에서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 주변의 사람들은 ‘실용’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고 지적하는 전직 대통령 충고의 내용을 헤드라인과 더불어 전면에 걸쳐 실었다.

김 전 대통령은 정적들이나 국민들 탄압하려는 유혹을 자꾸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시대는 달라졌다. 그런 식으론 성공하지 못한다”라고 이명박 정부를 신랄하게 비난한다. 또한 이런 것은 “천상 리더가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대통령 주위에 너무도 과거 냉전적인 사고방식에 젖고, 거기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라는 일침도 가한다.

최초의 ‘정권 교체’를 이뤘던 김 전 대통령의 입을 통해서 한겨레는 각종 억압과 감시의 망령를 되살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아집을 꼬집었다. 이 땅에, 그간 너무 당연시했던 ‘민주주의’에의 갈망이 다시금 피어오르고 있음을 기사는 넌지시 내비치고 있다.

비추: 조선일보, <“좌파정권 10년간 KBS, MBC는 선전선동 사령부 역할 맡았다”>

▲ 조선일보 5월15일자 4면
이 기사 제목은 무슨 5호담당제, 속도전 등 예전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북한사회를 보는 느낌이다. 제목도 참 살벌하게 잘 다신다. 한미FTA 추진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했던 참여정부까지 좌파라고 일컬으면 재밌나? 보수·외곬의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은 무조건 좌파로 몰고 아무나 친북세력으로 매도하는 전술, 이제는 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이제 더는 국민들 속이기 힘들거든. 비추천이다. 읽어봐야 생각의 나이만 늙는다. 습기 많아져서 짜증만 더하는 날씨에 이런 기사 읽고 한바탕 실소한다면야 괜찮겠다.

조선일보는 지난 1년간 이명박 정권의 무엇을 담당했나? 조지 부시 나무라기? 남북관계 호전시키기? 졸속 쇠고기협상 지적? 미국산쇠고기의 위험성 알리기? 촛불시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경찰 비난? 언론탄압에 대한 제동? 장자연 리스트 심층취재? 신영철 대법관 사퇴 촉구? 용산참사 진실 보도? 몰라서 묻는 거다. 뭘 했는가? 아, 기억나는 게 있다. 청와대가 친박세력도 떠안아야 한다고 조언했던 것. ‘친박’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이랑 밀접한 관계가 있나 보다.

FTA 졸속 추진 등으로 강대국들에 놀아나는데 만날 ‘빨갱이’나 운운하는 수구세력의 모습이 애처롭다. 어쩌면 그들이 빨갱이인지도 모른다. 자칫 그들 때문에 김정일이 좋아지는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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