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성향의 언론운동단체 방송개혁시민연대(이하 방개혁)가 공식 출범했다. <좌파정권 10년 방송장악 충격보고서> 출판 보고회가 동시에 진행된 이날 출범식에는 120여명의 하객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이들중 대다수는 60대 이상이었다.

▲ 방송개혁시민연대가 20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공식 출범식을 열었다. ⓒ곽상아
방개혁은 구자육 전 청와대 영상담당 행정관, 이창준 전 방송위원회 차장, 우국제 전 SBS프로덕션 이사 등 23인의 개인과 MBC 공정방송노동조합이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강동순 녹취록’으로 유명한 KBS 공정방송노조와 뉴라이트방송통신정책센터도 방개혁의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MBC, KBS, SBS, mbn, 중앙일보,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의 취재진들이 나와 열띤 열기를 선보였다.

▲ 김강원 방개혁 공동대표 ⓒ곽상아
인사말에서 김강원 방개혁 공동대표는 “거대한 여론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가 편파, 왜곡 보도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 온국민이 특정 방송사 노조가 내보내는 왜곡 보도에 무방비하게 노출돼있는 것”이라며 “국민의 진실을 알 권리가 제약되는 것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었다. 앞으로 민주적이고 건전한 여론 형성을 위해 MBC비리공개 기자회견, 지속적인 방송백서 발간, 바른 방송을 지키기 위한 범시민운동, 새로운 방송노조 설립지원 등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에서 기획조정실장으로 재직하다 98년 8천만원 횡령혐의로 고소된 김 대표는 지난 7일 조선일보를 통해 “언론연대가 주최한 이승복 오보 전시회는 DJ정권의 실세와 미디어오늘의 지원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미디어오늘과 언론연대는 “허위사실”이라며 12일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조정신청을 냈다.

격려사에서 정창기 한국방송인회 감사는 “지난 10년간 방송을 보며 마음속으로 많은 울분을 삼켰다. 방개혁은 특정이념에 매몰돼 편향됐던 방송을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세우겠다는 것”이라며 “방개혁의 뜻깊은 출범을 축하드리고 전직 방송인으로서 미약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수채 MBC 공정방송노조 위원장은 “공정방송노조를 만들고 나서 지난 1년6개월간 외로운 싸움을 해왔는데 방개혁의 출범으로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것 같다”며 “좌파 시민단체는 발걸음이 빠른데, 우리는 왜이리 느렸나. 좌파시민단체는 더이상 뺏길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지 발걸음 가볍게 투쟁하고 있다. 차제에 방개혁이 행동하는 시민단체가 됐으면 한다”고 주장, 참전유공자 등 청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청중들을 향해 “기부금을 안내도 좋으니까 단합된 힘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MBC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압박이 점차 수위를 높이던 지난 2월 MBC 공정방송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MBC의 불공정한 방송, 국민에 사과드린다”고 밝혀 MBC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수치스럽다”는 반발을 산 바 있다.

▲ ‘좌파정권 10년 방송장악 충격보고서’ 브리핑 도중, 객석의 몇몇 사람들이 졸고 있는 모습 ⓒ곽상아
국기에 대한 경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격려사에 이어 ‘노무현 정권과 방송의 밀월사’ ‘뇌물과 성추행으로 얼룩진 방송인 백태’ 등의 내용이 담긴 ‘좌파정권 10년 방송장악 충격 보고서’ 브리핑이 30여분간 이어졌다. 객석의 몇몇 사람들은 별로 충격적이지 않았던지 계속 졸고 있었다.

질의응답시간에 자신을 “6·25 참전 유공자”라고 밝힌 한 시민(79세)은 “6·25를 겪은 나는 당신들보다 좀더 오른쪽에 가있는 사람이다. 오늘 출범을 축하하지만 왜 DJ, 노무현 때는 한마디도 못했었느냐”고 물으며 “원래 이런 데 오면 항상 군복을 입고 왔다. 왜 군복을 입고 왔느냐고 물으면 ‘국가를 위해 언제든 목을 내놓으려고 그런다’고 답했다. 당신들의 뒤를 잘 따라다닐 테니 부디 열심히 해달라. 그래도 지식인들이 앞장서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최측은 “잘 새겨듣겠다”고 답했다.

방개혁은 6월 정국에서 대국민 영향력이 높은 방송사 노조를 중심으로 집결될 미디어법 반대 진영에 대항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젊은이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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