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광우병 편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여의도 MBC 본사에 대해 두 번째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MBC에 대한 압수수색과 <PD수첩> 제작진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의 유효 기간은 오는 24일까지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에도 MBC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노조원들의 저지에 막혀 돌아간 바 있다. 당시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은 22일 오전 9시20분경 검사 3명과 수사관 30여명을 MBC에 보내 광우병 편에 대한 원본 테이프 압수와 제작진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노조원 100여명의 강한 저지에 막혀 결국 10시50분경 철수했다.

▲ 서울중앙지검이 22일 오전 9시20분경 검사 3명과 수사관 30여명을 MBC에 보내 광우병 편에 대한 원본 테이프 압수와 제작진 강제구인을 시도하고 있다. ⓒ송선영

이날 검찰은 물리적인 충돌이 없었던 지난번과는 달리 수사관들을 중심으로 대열을 갖춰 MBC 본사에 대한 진입을 수차례 시도해 노조와 물리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 검찰 수사관 3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 ⓒ송선영
현장을 지휘한 박길배 검사는 오전 10시15분경, 10시25분경 등 수차례 수사관들을 향해 “밀쳐라”고 지시를 내렸으며, 이때마다 수사관들은 노조의 저지를 뚫으려고 시도했다. 노조의 반발이 계속되자 박 검사는 한 수사관을 향해 “찍어”라고 지시를 내렸으며, 이 수사관은 디지털캠코더로 노조원들의 얼굴을 채증하기 시작했다.

▲ 박길배 검사(가운데)가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한 수사관이 노조원들을 채증하고 있다. ⓒ송선영
검찰 “당당하다면 와서 조사 받아라”

이날 검찰은 “<PD수첩>이 객관적으로 보도를 했다면 검찰에 와서 당당하게 조사를 받으라”고 강조했다.

박길배 검사는 “최소한의 것만 요구하고 있는데 그게 왜 안 되냐. 영장을 집행할 수 있도록 협조를 해달라”며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법질서를 지키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니냐. 검찰은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원들을 향해 “계속 이렇게 집행 방해를 할 거냐”고 물은 뒤 “자진 출석해서 조사를 받으면 압수수색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송은) 객관적인 사실로 해야 하지 않냐. 객관적인 방송이라고 한다면 스스로 출석해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정정당당하게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아니라고 밝혀라. 근거를 대서 밝히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 다른 검사도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헌법에서 보장된 자유도 중요하다”며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인가를 따져보기 위해 영장을 받은 것이다. 적법하고 정당하게 응하라”고 강조했다.

MBC노조 “민주주의 지키는 데 검찰이 협조해 달라”

노조원들은 검찰의 ‘영장 집행에 협조해 달라’는 말에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협조해 달라”고 되받아쳤다.

노조원들은 “PD수첩 사수하고 언론탄압 막아내자” “민주주의 유린하는 정치검찰 각성하라” “임수빈도 알고 있다, 정치검찰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검찰의 영장 집행 시도를 몸으로 막았으며, 검찰의 영장 집행 시도를 강하게 규탄했다.

▲ 검찰 수사관들이 MBC본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송선영
노조의 반발이 계속되자 결국 오전 10시45분 경 박길배 검사는 수사관들을 향해 “수사관들, 오늘은 돌아가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검찰이 돌아간 뒤 이근행 본부장은 노조원들에게 “신경민 앵커 교체, MBC 압수수색 등 정말 쉴 틈 없고 정신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 정권이 있는 한 MBC에 가하는 수많은 탄압이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막은 것은 민주주의의 한 길목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장 1차 시한이 24일까지이기에 오늘 2차 시도를 한 것이라고 본다”며 “경찰력을 동원하지 않는 이상 MBC에 들어올 수 없고, 샅샅이 뒤지지 않는 이상 PD 2명을 체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능희 송일준 PD의 경우 체포영장 시한인 24일까지 사내에서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며 “검찰에 자진 출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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