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방통위의 MBC 대주주 방문진 이사 교체를 앞두고 엄기영 현 사장이 해임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인다.

27일 열리는 방문진 임시이사회에는 엄기영·김세영 부사장 해임안이 안건으로 올라와있다. 이는 “신경민 앵커 교체는 정치적 외압에 굴복한 것으로서 엄 사장과 김 부사장은 공영방송을 끌고갈 자격이 없다”며 김정란 상지대 교수, 조영호 전 한겨레신문 전무, 옥시찬 전 춘천MBC 보도국장 등 현 야당 추전 이사 3명이 제출한 것이다. 만약 해임안이 통과되고 임시주총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면, 후임 사장은 사장 공모 이후 주총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 MBC 엄기영 사장 ⓒMBC
하지만 현재 방문진 이사들의 의견을 보면, 해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해임안은 과반인 5명의 이사가 찬성해야 가결된다. 방문진 이사는 이옥경(전 내일신문 편집국장), 차병직(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조영호, 옥시찬, 김정란 등 현 야당 추천 이사 5명과 구월환(전 연합통신 상무이사), 박우정(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 조정구(서울YMCA 전문위원) 등 한나라당 추천 이사 3명으로 구성됐다.

이옥경 이사장은 엄기영 사장의 신경민 앵커 교체에 대해 ‘정치적 외압에 따른 것이 아니다’라며 해임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3명의 한나라당 추천 이사 역시 “공정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은 신경민 앵커를 교체한 것은 사장으로서 정당한 인사 집행”이라며 해임안에 부정적이다. 이들의 입장이 1주일 사이에 돌변하지 않는 한, 나머지 한 명의 이사인 차병직 이사가 찬성한다 해도 엄기영 사장 해임안은 4대4로 부결된다.

한나라당 추천 구월환 이사는 “기본적으로 (신경민 앵커 교체와 같은) MBC내의 인사는 사장 고유의 권한이다. 정당한 집행이다. 방문진은 임원 선임 권한만 행사할뿐 사장 고유 권한에 대해서까지 이래라 저래라 할 순 없다”며 “박우정, 조정구 이사 역시 나의 입장과 비슷하다. 이 문제는 우리의 추천 정당과 관계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김정란 이사는 “17일 이사회에서 오히려 한나라당쪽 이사들이 엄기영 사장을 옹호하는 이상한 풍경이 벌어졌다”며 ‘방문진 이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임안이 역으로 친정부성향의 사장을 입성시킬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현재 방문진 이사 구성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 현 단계에서는 엄기영 사장 해임 이후의 상황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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