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해피선데이>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빠졌다. 1부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2부 <1박2일>은 메인PD 교체 발표 이후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심지어 ‘외압 논란’까지 불거져 KBS 측이 해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일요예능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해피선데이>는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전혀 ‘해피’하지 못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트렌드에 뒤처진 <슈퍼맨이 돌아왔다>...시청률 한 자릿수 아쉬움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육아예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대표 프로그램이다. 라이벌이었던 MBC <아빠!어디가?>와의 정면승부에서 마저 승리를 거두며 최근 몇 년간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54주 동시간대 1위, 최고 시청률 20% 등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남긴 족적은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추성훈·추사랑 부녀의 하차와 송일국·삼둥이 부자의 이탈은 시청자의 외면으로 이어졌고 결국 지난 6월 26일 방송분은 9.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낯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간 쌓아온 프로그램의 명성에 비하면 분명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문제는 육아예능이라는 콘셉트 자체에 대한 흥미가 이미 떨어졌음에도 불구, 제작진은 새로운 멤버를 연이어 투입하고 공동육아라는 정체불명의 설정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빠가 혼자서 48시간 아이를 돌본다는 기획 의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아빠들의 수다와 게임 그리고 게스트 초대와 여행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MBC에서 <진짜 사나이>로 군대예능 붐을 일으키고 <복면가왕>으로 음악예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에 비춰보면 육아예능을 포기하지 못하는 KBS의 모습은 어딘가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진다.

지금의 시청률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선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시청자의 관심사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과거의 영광만을 붙잡고 한 발자국도 움직일 생각이 없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육아예능 자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메인PD 교체 <1박2일>...시청자 납득시킬 수 있을까?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사실 <슈퍼맨이 돌아왔다>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1박2일>이다. 시청률 상승세에 접어든 프로그램이 느닷없이 메인연출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KBS 측은 유호진PD의 건강을 이유로 내세우며 그를 현장 연출이 아닌 기획자로 발령 낸 것이라 해명하였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즌1 종영 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1박2일>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게 사실상 유호진PD인데 그런 그를 현장이 아닌 사무실에 ‘묶어’ 두는 게 상식적으로 맞느냐는 지적이다.

리얼 야생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는 <1박2일>은 프로그램 특성상 촬영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되거나 제작진과 멤버들의 순발력이 동원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사무실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기획을 탄탄하게 짠다 하더라도 그것을 완성하는 건 결국 ‘현장’이다.

현장 연출이 바뀌는 것은 프로그램의 분위기는 물론이고 지금껏 <1박2일>이 추구해온 가치, 나아가 멤버들이 구축한 캐릭터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변수’다. 그럼에도 KBS 측은 유호진 PD가 건강상의 이유로 휴가를 떠나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성급한 결정임과 동시에 시청자를 무시한 처사로까지 느껴진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1박2일> 공식 홈페이지와 관련 기사 댓글, SNS 등에서는 “혹시 역사특집으로 인해 유호진 PD가 찍힌 것 아니냐”, “유효진 PD를 돌려달라”, “유PD 없는 1박2일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와 같은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아무래도 KBS 측 입장과는 달리 시청자는 유호진 PD의 현장 배제를 단순한 연출자 교체 이상의 의미로 바라보는 것 같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졌고 <1박2일>은 느닷없는 연출 교체로 시청자의 질타를 받고 있다. ‘해피’해야 할 일요일 저녁, KBS의 시름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간다.

KBS는 과연 시청자를 납득 시킬 수 있을까?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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