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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에 몸 사리는 KBS보도 않고, 보도한 기자는 교체하고, KBS이사는 어버이연합 옹호
김수정 기자 | 승인 2016.04.25 15:02

지난 11일,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이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세월호 반대 집회를 열면서 총 1259명의 알바를 고용해 총 2518만원을 지급했다고 단독보도(링크)했다. ‘특종’은 계속됐다. 이후 JTBC는 어버이연합의 자금줄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쥐고 있다(링크)는 것을, 시사저널은 청와대가 허현준 국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통해 어버이연합 집회를 지시한 정황(링크)을 파헤쳤다.

어버이연합이 마치 이 사회의 큰 목소리를 차지하고 있는 양 지원했던 보수언론조차도 전경련~어버이연합~청와대 관계를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22일 사설에서 “(전경련이) 민감한 이념적 현안과 관련된 시위를 주도해온 단체(어버이연합)에 억대 지원을 한 것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며 “청와대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지시에 따라 (돈을) 지원했다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TV조선 <뉴스쇼 판>도 “탈북자들을 시위에 동원하고 전경련 지원금을 받아 논란에 휩싸인 어버이연합이 전경련뿐 아니라 대기업들과 정부에도 지원금을 요청하고 또 실제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시민단체를 표방하는 어버이연합이 전경련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알바를 동원한 집회를 벌였고, 심지어 집회를 기획하는 배후에 청와대가 있었다는 사건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태를 ‘어버이연합 게이트’라 명명한 언론이 나오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진상조사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대응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민의 방송’을 자처하는 KBS는 어버이연합 의혹에 며칠째 ‘몸 사리기’만 계속하고 있다.

2주 동안 방송뉴스 단 ‘2건’, 인용보도한 기자는 갑자기 ‘교체’

그간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사회,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힐난하며 어버이연합에 힘을 실어주었던 보수언론들도 어버이연합과 전경련, 청와대의 미심쩍은 관계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KBS는 마치 다른 세계 일인 양 유독 조용하다.

KBS는 어버이연합 관련 시사저널의 첫 보도가 나온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해당 소식을 메인뉴스에서 아예 다루지 않았다. ‘어버이연합’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방송뉴스는 22일 아침뉴스 <뉴스광장>에서 2번 나왔는데, 전경련~어버이연합~청와대 유착관계와 관련한 원 보도 없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의 수사 의뢰 소식을 전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증거물과 증언이 확보된 상황임에도 KBS뉴스는 “경실련은 전경련이 종교재단 명의의 계좌로 지난 2014년 3차례에 걸쳐 모두 1억 2천만 원을 송금했고, 이 종교재단은 이 돈 가운데 2014년 5월말 1400만원, 9월 초 1200만 원을 어버이연합에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수사해달라고 수사 의뢰서에서 요구했다”며 ‘주장’으로 치부했다. 청와대 행정관이 ‘기획 집회’를 지시했다는 언급은 단 한 줄도 포함되지 않았다.

KBS는 시사저널의 '어버이연합, 집회 알바 동원' 첫 보도가 나간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2주 동안 어버이연합 관련 보도를 메인뉴스에서 단 1건도 전하지 않았다. 22일 아침 뉴스 <뉴스광장>에서 단신으로 2차례 전한 것이 전부였다.

동시에 KBS는 어버이연합 게이트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인용보도한 기자를 하루 만에 교체해 논란을 일으켰다. KBS 쿨FM <황정민의 FM대행진>에서 간추린 모닝뉴스 진행을 맡았던 이재석 기자는 21일 방송에서 “대기업들로 구성된 전경련이 지난해 말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주인으로 추정되는 계좌에 1억 2000만원의 거액을 지원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며 시사저널, JTBC 등 언론보도를 종합해 4분 30초 간 해당 내용을 전달했다가 돌연 교체됐다.

방송 직후 이수행 2라디오국장, 김병진 2FM 부장 등은 방송 내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KBS가 보도한 것이 아닌데 왜 인용보도를 하는가’, ‘아직 확실한 내용이 아닌데 추측성 보도를 했다’ 등의 주장을 펼치면서 이 같이 문제 있는 보도를 한 기자를 더 이상 유지시킬 수 없다는 의사를 표했다. 당일 김인영 보도본부장 주재 회의까지 열린 끝에 이재석 기자는 교체됐고, 그동안 전임자가 후임을 지정했던 것과 달리 앞으로 간추린 모닝뉴스 진행자도 보도본부에서 지정하기로 했다. 22일 방송은 간추린 모닝뉴스 코너 없이 진행됐다. (▷ 관련기사 : KBS, 보수단체 ‘동원집회’ 전한 기자 ‘교체’)

KBS 조우석 이사, 어버이연합 적극 옹호

점입가경으로 KBS 최고의결기구인 KBS이사회의 조우석 이사는 칼럼을 통해 어버이연합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조우석 이사는 미디어펜 기고 <어버이연합은 과연 죽을 짓을 했는가?>(링크)에서 “대한민국을 옹호하는 애국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한 시민단체가 이렇게 오해 속에 사회적 뭇매를 맞고 있어야 옳을까”라며 “제정신이 아닌 이 나라 언론과 시민단체-정치권이 합세한, 목불인견 수준의 한 시민단체 사냥을 지켜보면서 새삼 고개 드는 질문이 그렇다”고 썼다.

조우석 이사는 “전경련이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던가? 세상이 온통 반기업정서로 똘똘 뭉쳐 돌아가는 적대적인 기업환경에서 그나마 우호적인 시민단체와 인식을 함께 한 게 뭐가 그토록 큰 문제란 말인가?”라며 “실은 전경련이나 대기업이 '보험용'으로 좌파단체에 뭉칫돈을 지원해왔고, 이게 한국사회를 취약하게 만든 요인이 아니던가?”라고 반문했다.

조우석 이사는 이명규 당시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 등의 말을 언급하며 “2008년 광우병 난동 이래 한미FTA반대 시위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좌파단체들의 극렬한 활동 뒤엔 든든한 돈줄이 있다”고 주장했다.

KBS 조우석 이사는 미디어펜에 <어버이연합은 과연 죽을 짓을 했는가?>라는 글을 써 어버이연합을 적극 옹호했다.

그러면서 어버이연합 의혹을 비판적으로 다룬 언론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전경련에게 어버이연합 뒷돈 의혹 진상규명을 요구한 중앙일보에는 “회장 홍석현이 만드는 이 두 매체(JTBC-중앙일보)의 공조 아닌 공조가 가관”이라며 “편파적이어도 이렇게 편파적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유사한 내용의 사설을 실은 조선일보에도 “노동관련법 처리 촉구 집회. 세월호 특조위 규탄, 교과서 국정화 찬성 집회 등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추천으로 KBS이사회에 입성한 조우석 이사는 이전에도 원색적인 칼럼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거나, 성소수자들에게 ‘더러운 좌파’라는 폭언을 쏟아낸 반면, 4·3 사건에서 제주도민 학살에 앞장선 단체를 계승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을 “반공과 애국의 역할에 비해 홀대 받”는 단체라고 옹호했다. 올해 초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타계했을 때에는 “NL 정서를 상징하는 인물이 어제 갔다. 이 나라 미디어들은 이 ‘미스터 NL 정서’를 애도하느라고 법석”이라는 칼럼을 써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새 노조 “‘청와대-어버이연합-KBS’는 일심동체?” 비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 노조)는 KBS 안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을 두고 “청와대-어버이연합-KBS는 일심동체라는 말까지 떠돌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새 노조는 갑작스런 기자 교체에 대해 “담당 라디오 간부들과 보도국 간부들은 ‘타 매체를 인용해서 보도한 것’과 ‘만약에’라는 가정법을 쓰는 등 불확실한 보도를 사실인 것처럼 전달해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타 매체 인용보도는 뉴스를 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바로 한 주 전 해당 기자는 ICIJ, 뉴스타파 등의 뉴스를 인용해 조세피난처의 유명 인사들을 전한 바 있다. 또 외신은 사실상 거의 모두 인용보도다. ‘만약에’라는 가정법을 쓴 것도 엄중한 보도 내용의 파장을 우려해 오히려 신중한 언어와 태도로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며 “담당 제작 PD들은 이번 출연 기자 논란과 관련해 좀 더 주의를 기울이자는 선에서 이해했다고 하는데도, 해당 국장이 직접 나서서 새로운 기자를 보도국에 요청하고 결국 교체한 것은 ‘방송편성규약’에 보장된 ‘제작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 노조는 “가장 큰 문제는 KBS 뉴스”라며 “경실련 등이 어버이연합에 뒷돈을 대준 의혹으로 전경련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단신 기사가 아침 뉴스에 두 번 나간 것이 전부다. 실로 참담한 상황이다. 이래놓고 어찌 공영방송이라 할 수 있으며, 국민에게 수신료를 받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정도면 KBS가 ‘어버이연합’에 가입한 회원이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어버이연합 옹호 글을 쓴 KBS이사회 조우석 이사에 대해서는 “KBS 이사 선임 당시부터 극우적인 색채로 자격 시비가 일었으며,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파문 당시 정대협을 좌파단체로 몰아 비난이 일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새 노조는 회사에 △라디오 출연자 교체 사과 및 재발방지 △특별취재팀 구성해 어버이연합 게이트 취재 및 제작을 촉구했다. 조우석 이사에게는 “반사회적 행태와 글쓰기 등으로 사회적인 비난과 논란을 계속 일으켜 공영방송의 위상에 먹칠한다면 KBS 이사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라!”고 경고했다.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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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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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bsession 2016-04-26 18:34:22

    공영방송은 국민의 입장에서 볼때 그냥 부담일 뿐이지, 결코 재산이
    아니다. 공영방송을 재산처럼 느끼는 자들은 행정부와 행정부의 수반뿐이다.
    사실 국민들은 지상파 3사 모두 없어져도 이제는 이를 전혀 실감하지
    못한다. 시청료 갖다가 이상한데다 모두 써버리니, 질은 개판이고,
    오히려 kbs 보다가 다른 채널 틀면 프리미엄 느낌이 난다.   삭제

    • obsession 2016-04-26 18:27:55

      이번 기회에 옜날 국제그룹처럼 kbs도 공중분해시켰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저런 기생충들한테 계속해서 시청료를 주고 있다는 것이 너무
      충격적이고, 저런 암덩어리들이 계속해서 국민한테 시청료를 갈취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분하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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