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국민들의 방송통신 복지를 위해 운영된다. 당연히 방통위 홈페이지에서 공개하는 비전과 임무도 “국민에게 행복을 주고,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정책을 실천하고자 목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처럼 대의명분이 명확한 방통위에게 2016년 새해에 꼭 요청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제발 일부 언론의 편들기 프레임에 갇혀 휘둘리지 말고 ‘국민을 위한’ 방송통신 정책을 흔들림 없이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 달라”는 것이다.

“프레임 전쟁! 프레임을 선점하라! 프레임에 휘말리지 말라!” 노련한 정당이나 언론은 프레임을 장악해서 논리의 정점에 올라서 있는 전략을 펼친다. 조지 레이코프(George P. Lakoff, 국문 번역서 『프레임 전쟁』,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저자)를 굳이 인용하지 않아도, 현대 사회에서 프레임을 선점하고 상대 프레임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을 위해 방송통신 정책을 주도해 나가야하는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통위는 간혹 이해는 되지만 그간의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도 걱정스럽다. ‘말 많고 탈 많은’ 방송통신 영역이니 부침도 심하고, 동시에 항상 “누구 편이냐는 어린애들 같은 근거 없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 이전부터 항상, 그리고 2015년 방통위 업무계획 발표 때부터 지난해 매월 수시로, 지금 2016년 새해 업무계획 발표 때까지도, 방통위가 언급하는 정책목표에 대해 지속적으로 일부 언론들의 “편들기 프레임 비난”이 지속되어왔다. 여기에서 문제는 방통위의 대처하는 모습이다. “오해다, 그럴 리가 있느냐, 계획한 바 없다.” 이런 답변은 방통위에 대한 신뢰, 특히 정책 추진의 일관성 부분에서 이득이 될게 하나 없다. 그러니 제발 2016년 새해부터는 그러한 근거 없는 “편들기 프레임 비난”으로부터 초연하게 대처하고,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국민을 위한, 공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

사실 “편들기”는 유치해 보이지만 인간의 기본 욕구이고, 특정 이익단체들을 결속시키는 기능을 한다. 매슬로우(Abraham H. Maslow)가 제시한 인간 욕구의 5단계 중, 사회적 욕구가 ‘편들기’의 이유에 해당되고, 특히, 사회적 욕구에서도 ‘소속/귀속 욕구’가 ‘편들기’ 이유에 딱 들어맞는다. 아이들이 뛰노는 공원에서도 ‘우리’라는 테두리에 마음에 드는 친구들을 넣고 빼고, 노련한 정치인들이 논쟁을 펼치는 정치권에도 누구 편인지를 확인해 ‘당’에 넣고 빼는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편들기 프레임으로 비난”을 받게 되면 대처하기는 여간 쉽지 않을 것이고, 이를 잘 아는 노련한 일부 언론들이 마구잡이로 편들기 프레임을 이용하니 더욱 곤혹스러울 것이다.

유치한 ‘편들기’가 인간과 조직의 기본 욕구라고 할지라도, 이 프레임을 이용한 비난이 이제는 도를 지나치고 있고, 특히나 방통위는 점점 더 우왕좌왕하는 듯하다. 이제는 마치 편들기 프레임을 이용한 비난들이 방통위에 대한 폭력적 의사결정 강요로 치달아 가는 듯 보이기도 한다. 이는 매우 심각한 현실이다. 방송통신위원장이나 상임위원이 소신발언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 주제로 한 마디만 하면, 수많은 이익관계로 점철된 언론사들이 벌 떼나 짐승 떼 같이 달려들어 비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특정 이익을 추구하려는 언론사들에게 악성 비난은 자제하고 언론의 정도의 길을 걸으라는 요구를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매슬로우가 말하는 ‘존경의 욕구나 자아실현의 욕구’처럼 언론사들도 이를 추구하도록 요청해본다 한들 가능성이 있을까? 결국 방통위는 방송통신 정책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이와 같은 근거 없는 비난들에 움츠리지 말고 초연한 자세로 방송정책의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며 본래의 목표를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지난해 '지상파다채널방송(MMS) 시범서비스 간담회'에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18일(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방통위는 “신산업 창출로 방송통신 활력 제고”라는 올해의 정책 대의명분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UHD 방송으로 차세대 방송산업 선도, 새롭게 등장하는 융합산업 활성화, 콘텐츠 강화와 글로벌 협력으로 방송한류 확산, 개인․위치정보를 활용한 산업 활성화, 기반고도화/규제개선 등을 통한 방송통신 산업 창출 지원, 시장 자율성 제고 및 불공정행위에의 엄정 대처 등'이다. 이미 지난 연말부터 연초까지 MMS 건으로 일부 언론의 편들기 비난은 일찌감치 시작됐고, 이를 설명하는 방송통신위원장의 행보도 있었다. 특정 언론사 인터뷰에서 EBS MMS 외에는 말을 아끼고, 지상파 전체의 MMS 건으로는 허용 계획이 없다거나 둘러말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도 걱정스럽다. 그러니 2016년에도 편들기 프레임 비난에 허우적거릴 방통위 모습에 벌써부터 걱정만 앞선다.

방통위가 올해에는 일부 언론들의 편들기 프레임 비난에 적절히 대처하고, 국민을 위한 방송통신 정책을 흔들림 없이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연초 이 글에서 걱정한 내용이 쓸모없던 기우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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