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28일 오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장관회담을 열었다. 이번에야말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의 공식사과 및 책임표명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공영방송 KBS 최고의결기구인 KBS이사회의 조우석 이사가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 정부의 책임을 묻는 것을 ‘감정싸움’이자 ‘명분 다툼’으로 격하하는 글을 써 주목된다.

조우석 이사는 보수매체 <미디어펜>에 <'묻지마 반일정서', 정부가 먼저 돌파 각오를>(링크)란 글을 통해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일본의 국가적-법적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누가 어떤 형태로 사죄할지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처리 문제 등 3가지를 ‘명분 다툼’, ‘감정싸움’으로 규정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잊지 않기 위한 기림비인 소녀상을 두고는 “외교적 결례에 불과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조우석 이사는 “대한민국 역대 정부는 지난 20년 넘도록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으로 대표되는 좌파 시민단체의 압력에 끌려 다니며 외교적 사안을 망쳐왔다는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지 않던가”라며 “박근혜 정부로선 정대협의 눈치를 봐온 외교 포퓰리즘의 관행을 끊겠다는 자세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조우석 이사는 “상식이지만 정대협은 겉으로 ‘민족주의 장사’를 하지만 실제론 좌파 집단”이라며 “이 단체 홈페이지를 보면 공동대표는 윤미향-한국염-김선실 등 3인인데 이 셋의 남편들이 간첩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거나 국가보안법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경력이 두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대협이 반일 민족주의의 간판 뒤에 숨어 반 대한민국, 반미운동을 했다는 증거는 너무도 많다. 이 단체는 1990년대 초반 탄생 때부터 한미일 삼각동맹의 파행을 겨냥했다고 나는 확신하는데, 그렇다면 오늘 한일 외무장관 회담은 이런 좌파 시민단체의 목소리와 선을 긋고 국민정서를 정상으로 돌리는 중차대한 계기이어야 한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반일 여론을 주도하는 이들과 갈라서서 스스로 중심 잡는 모습을 보여줘야 옳다”고 주장했다.

조우석 이사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보수매체들조차 위안부 문제 해결에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기보다는 ‘한국이 소녀상을 철거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식의 언론 보도를 흘리는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자 “국내 주요 일간지들도 수구적인 자세로 일관하며 대중의 값싼 박수를 얻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한 국민감정이라는 게 실체가 있나? 그건 좌파 시민단체가 부풀려 온 ‘허구의 민족주의 정서’는 아니던가? 왜 국내언론은 그 점을 지적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조우석 이사는 과거에도 노골적인 이념성 발언 및 막말을 쏟아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민주화 운동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고 북한군 개입설 또한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좌파는 무식한 좌파, 똑똑한 좌파, 더러운 좌파 세 종류가 있는데 더러운 좌파는 동성애자 무리”라고 낙인찍기 발언을 했으며, 1947년 제주도 4.3 사건에서 제주도민 학살에 앞장선 단체를 계승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은 “건국과정에서 세운 혁혁한 공로, 반공과 애국의 역할에 비해 홀대 받고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비운의 애국단체가 서청”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6월에는 <문창극에게 보내는 글>에서 “범죄 집단에 다름 아닌 KBS가 시작했던 선동방송을 사람들이 지탄하기는커녕 온 나라가 문창극 인격살인에 합세하는 꼴”이라며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자질 검증 보도를 한 KBS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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