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대중에게 처음 선을 보인 '스타워즈'는 거의 4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SF영화의 고전을 넘어 전설로 일컬어진다. 역대 영화 악역 사상 대중에게 가장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다스베이더를 비롯한 다양한 캐릭터들은 영화를 넘어 피규어, 코믹북, 의류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 및 상품들에 녹아들어 끊임없는 스토리텔링을 창출한다.

1977년부터 1983년까지 3부작이 선보인 이후, 이 영화의 연출과 제작을 맡은 조지 루카스 감독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3년 간격으로 시리즈의 프리퀄 시리즈 3부작을 내놓았다. 2005년에 선보인 '스타워즈 - 시스의 복수'를 통해 전설의 악역 다스베이더가 탄생하는 과정이 그려졌고, 마지막 엔딩 장면들을 통해 스타워즈 시리즈의 4에서 6편까지의 에피소드들이 끊어진 필름조각이 맞춰지는 듯한 희열을 얻을 수 있었다. 놀라운 구성력이 돋보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3편을 보면서 한편으론 더 이상 다음 에피소드들을 없을 거라는 아쉬움도 밀려왔다.

▲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스틸 이미지
하지만 12년이 지난 2015년 스타워즈 시리즈는 새롭게 탄생하였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1983년에 개봉한 여섯 번째 에피소드 '제다이의 복수'에서 반란군이 제국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30년이 지난 시점부터이다. 영화의 연출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스타트렉' 1편과 2편을 연출했던 J.J 에이브람스가 맡았다. 그의 데뷔작이었던 TV 시리즈 '로스트'를 통해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 재능을 발휘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J.J 에이브람스는 '미션 임파서블', '스타트렉' 등이 대중의 관심에서 잊혀져갈 즈음 이들 작품을 새롭게 부활시키면서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해결사로도 이름을 떨쳤다.

6개의 에피소드가 완결된 후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시리즈 연출에서 손을 뗀다고 선언했고, 그는 본인이 설립한 루카스 필름을 디즈니에 매각하였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필요했던 스타워즈 시리즈는 결국 J.J 에이브람스의 손을 거치게 되었고, 이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헐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신의 한 수'였음이 영화를 통해 입증되었다.

▲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메인 포스터
이미 예고편을 통해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고, 개봉되기 6개월 전부터 각종 캐릭터 상품과 제휴 프로모션을 통해 스타워즈 인지도가 높아졌던 만큼 과연 본편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J.J 에이브람스는 영리한 선택을 하였다. 기존 스타워즈의 정통성을 충분히 유지하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과감히 기용한 신인 배우 (데이지 리들리, 존 보예가)들을 통해 신명나게 펼쳐 보인다.

그리고 여섯 번째 에피소드 이후 30년이 지난 이후에 걸맞게 1970년대~1980년대에 공개된 스타워즈 시리즈의 추억의 스타들을 다시 스크린으로 불러 모으는데, 한 솔로(해리슨 포드), 레아 장군(캐리 피셔) 그리고 단 한 장면이지만 강렬한 포스와 애절함을 선사하는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 등이 차례로 등장할 때마다 벅찬 감격을 선사한다. 특히나 스타워즈 시리즈 이후 각종 흥행작들을 통해 세계적인 대세 배우의 위치에 올라선 해리슨 포드는 한 솔로 캐릭터 특유의 껄렁껄렁한 유머로 극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고, 세월의 흐름을 통해 쌓인 진중함으로 스토리 흐름의 개연성에 신뢰감을 더해준다.

새로운 에피소드를 통해 스타워즈 시리즈는 더욱 볼거리가 많아지고 다음 에피소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아마도 다음 에피소드에선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의 숨겨진 행적에서 파생될 에피소드, 여전히 과거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레이(데이지 리들리)와 핀(존 보예가)의 숨겨진 정체들이 마치 양파 껍질 벗겨지듯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 타고난 이야기꾼 J.J 에이브람스는 이런 스토리들을 끌어들이지 않고도 몰입도가 뛰어나고 긴장감이 촘촘하게 전개되는 스토리라인으로 에피소드 7편을 탄생시켰다.

▲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스틸 이미지
기존에 스타워즈 시리즈를 접하지 않았던 관객이라도 이 영화 한 편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오히려 다른 에피소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생각될 만큼 J.J 에이브람스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외연을 넓히는 데 성공하였다. 스타워즈에 묻혀 존재감이 거의 희미해져가던 스타트렉 시리즈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것처럼 J.J 에이브람스는 다시 한 번 '마이더스의 손'의 위력을 발휘하였다.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 벅찬 감격을 누를 수 없었다. 헐리우드의 놀라운 스토리텔링에 다시 한 번 경탄을 금할 수 없게 되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그동안 스타워즈 시리즈가 맥을 못 추었던 국내 극장가에서 강력한 포스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전 세계 박스오피스와 북미 박스오피스는 스타워즈의 새로운 포스로 각종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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