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국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그 무기력함을 넘은 배신행위를 보며 더 이상 민주당의 지금 지도부로서는 그 어떤 연대도 힘을 받을 수 없다는 절망이 앞선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자괴감이 드는 것은 현재 한나라당 원내대표 홍준표가 ‘전투’라고 규정한 정책정국이다. 각종 ‘반동적 법안’들이 한나라당의 일방독주의 골인 지점이 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속수무책이 아니라 오히려 방조 및 동조현상까지 드러나고 있다.
걸 수 있는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거대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을 압박했고, 오히려 열린우리당이 질질 끌려다니는 형국을 조성했다.
한데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뭘 하고 있는가?
그들은 추운 겨울이라서 밖으로 나오지 못할 정도로 나약한 체질인 모양이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명동이며 동대문시장을 겨우 20~30명의 수행원만 대동하고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시민들의 그 차가운 시선도 묵묵히 견뎌내며 ‘그들만이 선이라고 생각한, 특히 사학법 개정 반대에 목숨 건 사람들’처럼 투쟁했다.
그런데 최근 종부세법부터 줄줄이 반동적 악법이 대가리 치켜 든 독사처럼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고, 부자들과 특정지역만을 위한 과다 과잉 편성된 예산이 줄을 잇고, 반대로 지역신문법 등 지역균형발전이나 급한 생계형 생존형 서민들을 위한 예산은 아예 삭감하거나 최소화시킨 예산안, 이런 예산안을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논의 결정하고 통과시키는데 민주당은 ‘들러리질’밖에 한 게 없다.
의사일정, 법안심의 등 국회 내에서 저항할 수 있는 수많은 수단들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도부는 최소한의 전술마저 고려하지 않으면서 달랑 카메라 앞에서만 조잘댄다.
그 내용이 옳든 그르든, 훌륭하든 훌륭하지 않든, 독재자의 딸이든 아니든, 야당시절 한나라당 박근혜 당시 대표의 행적에서 민주당 대표 정세균을 비롯한 지도부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