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노조를 지지하고 YTN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왔다. 국제기자연맹(IFJ)이 YTN을 방문함으로 인해 YTN사태가 국제적 이슈가 되고, 결국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국제기자연맹(IFJ International Federation of Journalist)이 15일로 151일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의 투쟁을 지지하며, YTN사태 해결 의지를 보였다.

15일 오전, YTN사태 예비 실사를 위해 입국한 국제기자연맹 에이든 화이트 사무총장과 마이클 유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임위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를 방문해 YTN노조원들과 면담했다.

▲ 12월15일 오후 2시 국제기자연맹 에이든 화이트 사무총장이 언론노조 YTN지부 노종면 지부장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송선영
이날 면담에서 YTN노조는 △구본홍 사장을 반대하는 이유 △사장 선임 절차의 문제 △사장 선임 뒤에도 반대하는 이유 등을 비롯한 투쟁의 정당성과 의미 등을 정리해 보도자료로 배포했으며, 화이트 총장은 이에 대해 “YTN구성원들이 얼마나 열망적으로 (구 사장 퇴진을) 원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화이트 총장은 임시 주주총회 동영상을 본 뒤 “왜 임시 주주총회가 끝난 즉시 주총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가처분 신청을 왜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노 지부장은 이에 대해 “한국은 거의 대부분, 대주주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한다”며 “변호사들과 상의한 결과, 가처분 신청을 했을 때 오히려 구본홍씨를 고착화시키는 수단이 될 것을 우려해 바로 본안소송으로 갔다”고 말했다. YTN노조는 임시 주주총회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어 “노조로서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며 “가처분이라는 좀 더 손쉬운 방법을 통해 상황을 빨리 종료시킬 수 있는 위험을 안고 갈 것인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질적인 법적 판단을 구할 것인가. 3개월 후 첫 번째 법원의 판단이 나오는데 우리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최종까지 갈 각오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 국제기자연맹 에이든 화이트 사무총장 ⓒ송선영
화이트 총장이 “노조가 76.4%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하고도 돌입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노 지부장은 “내부의 투쟁 때문에 시청자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지 않기 위한 것으로, 구본홍씨를 내보내야 한다는 것만큼 방송을 지켜야 한다는 소명의식 또한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화이트 총장은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싸움이 지속될수록 투쟁을 지지하는 여론이 줄어들 것이고, 구본홍씨를 몰아내려고 하는 동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이트 총장은 또 “해고된 기자들에 대한 징계가 철회되는 것과 공정보도가 보장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기자연맹은 계속해서 노조를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된다면 감시 역할을 비롯해 모든 것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화이트 총장은 국제기자연맹이 YTN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YTN노조에 재차 물었다.

“내일 구본홍씨를 만나서 나쁜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 YTN노조에 긍정적 결과를 줄지 모르겠고, YTN의 미래와 공정보도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싶다. 해결을 위해 국제기자연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 달라.”

노 지부장은 이에 대해 “국제기자연맹이 노조의 투쟁을 좀 더 명확히 지지하는 것은 현 정부와 구본홍씨에게 강한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애초부터 여론만이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믿었고, 실사단이 파견된다면 여론 면에서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지부장은 이어 “최근 정부가 재승인을 보류하는 결정을 했다. 노조가 싸움을 멈추지 않으면 방송사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YTN 구성원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해고자의 전원 복직을 촉구해주는 것이 투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제기자연맹 예비 실사단과 YTN노조원들이 면담하고 있다. ⓒ송선영
16일 방통위 관계자와 면담…청와대·문화부 면담 사실상 거절

한편, 국제기자연맹은 당초 내일(16일) 청와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YTN사태와 관련해 면담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방통위를 제외한 청와대와 문화부가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혀 면담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면담 요청에 대해 YTN사태는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취지로 말을 해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문화부 쪽은 “장관 일정과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으며, 청와대 쪽은 공식 면담 요청 공문에 대해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방통위는 내일 오후 4시 국제기자연맹 관계자들과 면담하기로 했다.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국제기자연맹 예비 실사단은 내일 YTN노조와 2차 면담을 하고, 구본홍 사장을 비롯한 회사 쪽 관계자들과도 면담을 예정이다. 이들은 오는 17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예비 실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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