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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결국 미봉책으로 해결되나?[재정·예산 보도 따져보기] 마땅히 정부가 책임질 예산 시도교육청에 떠넘긴 치졸함
손종필 /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 승인 2015.11.15 20:42
편집자 주) 국가나 지자체의 재정 및 예산에 관한 기사는 언제나 읽는 게 쉽지 않다. 특별히 문제의식을 갖고 기획을 한 경우가 아니면 대개는 정부가 내놓는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매주 나라살림연구소의 손종필, 강국진, 김상철 연구위원들이 언론의 재정 및 예산 관련 기사의 내용을 검토해 나라살림연구소와 미디어스에 공동 연재한다.

점입가경이다. ‘꿈과 희망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겠다’ 는 누리과정이 예산 전쟁의 포연에 쌓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누리과정 어린이집 운영에 소요되는 총 예산은 2조 1,274억 원이며 이중 경북, 울산, 대구 3개 시·도가 예산에 반영한 1,224억 원을 제외한 2조 50억원이 내년 예산안에 편성되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교육부는 올해 개정한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들어 의무적으로 편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편성하지 않을 경우 지방재정교부금을 삭감 할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누리과정(어린이집) 예산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로 인해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의 날 선 논쟁이 더욱 가열해지고 있다. 심지어 지자체가 연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는 기재부의 발언까지 나온 상황이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12월 2일이면 국가재정법에 따라 내년도 예산이 확정된다. 2012년부터 시작된 누리과정이, 예산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가 실마리를 풀지 못할 경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한 차별적 지원으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이 발생 할 수밖에 없다.

누리과정의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유아교육·보육을 의무교육의 연장으로 규정하고 만5세 어린이에 대한 지원을 2012년부터 하기로 하였으며 만3, 4세 어린이에 대해서는 2013년부터 연차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2012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재원 확보 방안이나 부담주체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영·유아 보육·교육에 대한 국가 완전 책임 실현을 공약으로 하면서 0~5세 보육료 국가 전액 부담을 통한 보육관련 가계부담 해소, 3~5세 누리과정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그런데 2012년이나 2013년에는 누리과정 어린이집 예산에 대한 논쟁이 그리 크지 않았다. 대상자가 5세(2012년)와 3~4세 소득 하위 30%(2013년)로 한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부터 4~5세 전체와 3세 소득하위 30%로 확대되고 2015년에는 3~5세 전체로 확대되었다.

대상자를 확대하면서 가진 중앙정부의 생각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증가액이 대상자 확대에 따른 추가 부담분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본 것 같다.

그러나 아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3년을 고점으로 증가가 아닌 하락 추세를 보였다. 시·도 교육청 예산의 71.7%를(2013년 기준) 차지하는 중요한 재원이 유지되기는커녕 도리어 감소를 한 것이다. 2016년 예산안이 원안대로 확정되더라도 2013년 수준을 하회하게 된다. 경제 전망 예측에 오류가 생기면서 발생한 문제다. 오류가 생겼으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 누군가가 왜 시·도 교육청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없다.

   
 

또한, 교육부와 예산 전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학생수 감소에 따라 지방교육재정의 가용재원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학생수가 감소한다고 반비례해서 가용재원이 그 숫자만큼 증가한다고 하는 것은 현장을 모르는 책상머리 생각이다. 시설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은 학생수와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사의 숫자도 이와 마찬가지 이다. 그래서 나오는 방안이 학교 통폐합 인 것이다. 학교를 줄이면 정부의 생각대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과정 어린이집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었고,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공약이었다. 마땅히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급하게 개정하여 의무지출 근거를 마련한 후 시·도 교육청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치졸한 행정행위이다. 다양한 의견 수렴 없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중앙정부의 입장을 관철하는 것은 권한의 남용이다. 누리과정 예산문제는 매우 예민하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부와 달리 여당의 경우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문제는 결국 미봉책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작년과 같이 목적예비비 일정액과 시·도 교육청의 지방채 발행에 대한 이자을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처리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방식이 현재 취할 수 있는 최악의 방법을 비껴가는 것일 수 있다.

   
▲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및 전국보육교사총연합회, 참사랑보육학부모모임 소속 회원들이 지난달 2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누리과정 보육료 30만원 약속 이행 및 8시간 보육제 실현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화일보가(기재부의 자료 제공에 의한 것으로 예상되지만) 친절하게 시·도 교육청이 내년 누리과정 어린이집 예산으로 쓸 수 있는 재원으로 꼽은 다섯 가지 사항에 대한 반박을 하면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첫째, 세수 여건 개선에 따른 교육재정교부금 1조 9,000억 원 증가 전망이다. 내년도 세수여건이 좋아 질 거라는 것은 전망일 뿐이다. 들어오지도 않은 돈을 들어올 거니까 쓰라고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매년 정부의 세수 전망은 노답이었다. 작년 추가경정예산에서 6조원의 세수 결손이 생겨 국채 발행한 것을 벌써 잊은 것인가?

둘째, 부동산 시장 개선에 다른 취득세 증가로 지방교육세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개선을 전제로 한 지방교육세 증가 전망인데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어(지방의 경우 부동산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 이를 전제로 예산을 편성할 수는 없다. 전망치가 틀릴 경우 고스란히 부채로 이어지게 된다.

세 번째 지자체로부터 상환될 학교용지부담금 미전입금 1조 4천억 원 상환노력 통한 활용 가능. 지자체로부터 학교용지부담금 미전입금에 대한 상환 노력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고 했으나 지자체가 당연히 상환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데 내년에 당장 상환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네 번째로 이월·불용 예산이 연간 4조원으로 누리과정 어린이집 운영에 필요한 예산의 2배라고 하였다. 아마 이 말은 이월·불용예산 4조원을 누리과정에 투자하라는 말 같은데 예산에 대한 개념을 먼저 확인 한 후에 썼으면 좋았을 텐데. 이월사업비는 남는 예산이 아니라 올해 사업을 못해서 내년도로 넘겨서 쓸 수 있는 예산이다. 그걸 다른 사업에 쓸 수는 없다. 그리고 불용예산에 관한 내용은 각 시·도 교육청 재정운용 효율성에 대한 문제제기로서 적당하다. 누리과정 예산부담 주체의 문제하고는 괘가 다른 부분이다.

다섯째로 감사원 감사결과 인건비, 시설비등 세출예산의 비효율성이 심각하다고 하였다. 물론 심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비효율성은 어쩌면 각 시·도 교육청이 시급히 풀어야할 과제이다.

손종필 /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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