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이사장 이인호) 여당 추천 이사 몰표를 받아 KBS 사장 후보 최종 1인이 돼, 현재 인사청문회만 앞두고 있는 고대영 후보에 대한 ‘검증단’이 꾸려졌다. 보도국장 시절 93.5%의 불신임을 받은 전력이 있고, 부적격 인사를 꼽는 투표에서 83.6%를 얻어 최악의 후보로 선정된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공모 초기부터 KBS 내부에서 ‘부적격’하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니만큼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는 ‘고대영 검증단’(단장 새 노조 함철 부위원장)을 꾸려 다음 달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새 노조는 고대영 후보가 사장 후보 최종 1인으로 뽑힌 2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고대영 후보에 대한 검증 결과를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1985년 KBS 입사한 고대영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이를 단순보도하도록 하고 추모공간이었던 대한문에서 KBS 중계차를 빼라고 지시하며,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스폰서 의혹 특종 불방 결정을 내리는 등 불공정 보도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다.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을 맡았던 당시 신임투표에서 각각 93.5%, 84.4%를 기록한 것은 KBS 기자들이 고대영 후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007년 대선에서 ‘빈번한 연락책’으로 지목되며 위키리크스에 이름을 올린 것, 프로그램 일방 변경 후 보복성 인사조치에 항의하는 후배 기자들을 폭행한 것, 대기업에서 골프와 술 접대를 받은 것 등 도덕성 논란도 거세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홈페이지에 마련된 제보 코너

새 노조는 “지금까지 사장 임명 과정에서 거론된 고대영 씨와 관련된 불공정 방송 사례와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으며, 이외에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해서는 사내외 관계자들의 제보를 받고 있다”며 “현재 전현직 KBS직원 및 계열사 구성원들의 제보가 조합 측에 속속 전달되고 있으며, 검증단은 이에 대한 확인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 노조는 홈페이지 안에 검증단 제보 페이지(바로가기)를 개설해 제보를 받고 있다. 비회원 실명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누구나 비밀로 글을 쓸 수 있으며, 제보 내용은 작성자 본인과 관리자 외에는 볼 수 없다.

KBS기자협회 역시 27일 오후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고대영 후보가 KBS 차기 사장으로 부적절하다는 데에 다시 한 번 뜻을 모았다. 또,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 시절 일어났던 불공정 보도 사례 등 직무수행 내용이 담긴 자료집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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