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TF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뉴스타파 단독보도로 드러났다.

▲ 25일자 뉴스타파 보도

뉴스타파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회관(교육부 산하)에 교육부의 교과서 국정화 TF팀이 상주해 활동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취재한 결과, 실제로 TF팀이 운영되고 있었다고 25일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이 입수해 취재진에 공개한 ‘T/F 구성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비밀 TF팀은 오석환 충북대 사무국장(전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을 단장으로 두고 3개 팀 21명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팀(10명)의 업무는 발행체제 개선 및 역사교과서 개발 기본계획 수립, 편찬 준거 개발 관리, 교과서 개발 추진, 교과서 분석 및 대응논리 개발, 집필진 구성 및 지원계획 수립, 교육과정 운영 사례 파악 및 대응 등이었다. 상황관리팀(5명)은 언론 동향 파악 및 쟁점 발굴, 국회·언론 등 설명자료 관리·제공, 교원·학부모·시민단체 동향 파악 및 협력, 당정 및 국회 협조, BH 일일 점검 회의 지원 등을 맡았다.

홍보팀(5명)은 홍보계획 수립·추진, 홍보물 제작 및 배포, 특별홈페이지 제작·관리, 장·차관 등 대외활동 계획 수립 및 추진, 온라인(뉴스/블로그/SNS 등) 동향 파악 및 쟁점 발굴, 기획기사 언론 섭외, 기고·칼럼자 섭외, 패널 발굴·관리 등 주로 대언론 업무를 담당했다. 뉴스타파는 “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위해 공식적인 홍보 활동 이외에도 비공식적인 여론 조작 활동을 벌여온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TF팀 소속 장학관, 연구사, 서기관 등의 명단을 파악한 결과 이 중 절반 이상이 교과서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건에는 각 팀의 담당 업무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밀 TF팀 내 상황관리팀의 담당 업무로 기재돼 있는 ‘BH 일일 점검 회의 지원’이라는 내용”이라며 “BH, 즉 청와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일일 점검하고 있고, 이 교육부 비밀TF팀이 그 점검 회의를 지원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 교과서 국정화 비밀TF팀 문건

뉴스타파는 교과서 국정화 TF팀이 지난 9월 말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거짓말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TF팀 운영 문건이 공개되면서 황우여 교과부 장관이 이달 8일 교과부 국정감사에서 “(내부적으로) 국정화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 답변이 뒤집혔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국정화 비밀 TF팀 컴퓨터에 ‘BH’ 글자 선명> 후속보도를 통해 비밀 TF팀 사무실 컴퓨터 화면에 청와대를 의미하는 ‘BH’ 글자가 들어간 폴더가 있다는 것을 공개하기도 했다.

뉴스타파 보도 후 야당 의원과 당직자 30여명이 TF팀 사무실 내부 확인을 요구하며 회관을 방문했으나, 경찰관 100여명이 사무실을 둘러싸고 출입을 통제해 장시간 대치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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