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구본홍 출근 저지 투쟁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를 상대로 ‘업무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과 관련해, 8일 오후 법원이 가처분 신청 중 일부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회사 안에서의 폭력이나 손괴행위와 “구본홍은 물러가라” “구본홍은 집에가라” 표현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회사 쪽은 구본홍 사장의 취임식을 여는 등 ‘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며, 노조 쪽은 법원 결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새로운 투쟁방식을 찾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YTN과 구본홍 사장은 지난 10월31일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업무방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YTN노조와 노조 전·현직 간부를 비롯한 5명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서를 낸 바 있다.

▲ 구본홍 YTN 사장. ⓒ송선영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판사 이동명)는 이날 △신청인 회사의 직원 및 실·국장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고성·고함을 지르거나 위세를 보이는 등의 방법으로 방해하는 행위 △신청인 회사가 개최하는 이사회, 인사위원회, 실·국장회의 등의 회의진행에 대하여 고성·고함을 지르거나 또는 위력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또 △신청인 구본홍이 신청인 회사에 출퇴근하거나 사장실 및 회사내 각 사무실에 출입할 때에 고성·고함을 지르거나 위세·위력을 가하는 방법으로 이를 방해하는 행위 △신청인 구본홍이 신청인 회사의 직원 및 실·국장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결재를 하거나 회의를 주재하는 등 대표이사로서 직무집행을 함에 대하여 고성·고함을 지르거나 위세 또는 위력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재판부 “구본홍은 물러가라” 표현, 구본홍 인격 침해 아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회사 내에서의 폭력이나 손괴행위에 대해 “신청취지가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데다 기초사실에 대한 소명 및 보전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면서 ““구본홍은 물러가라” “구본홍은 집에 가라”는 표현 부분은 피신청인들(노조)이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한 것으로 구본홍의 명예 등 인격권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결정을 위반할 경우 노조에 대해서는 1회 1일마다 1천만원, 노조원에 대해서는 100만원을 각 지급하도록 결정했으며, 소송비용 중 5분의1은 신청인(구본홍 사장과 YTN)이, 나머지는 피신청인이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앞서 노사 양쪽이 참석한 가운데 세 차례 조정을 했으나, 노사 간 이견으로 결국 결렬됐다. YTN노조는 지난 12월5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선별 복직을 거부하기로 결의해 해고자 6명에 대한 전원 복직을 주장한 반면, YTN은 해고자의 일부만 받아들일 수 있다며 선별 복직을 주장했다.

회사 쪽은 조정 과정에서 구 사장 취임식과 인사 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노조원들에 대한 인사 명령 준수를 요구했으며, 노조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결국 결렬됐다.

YTN노조는 이에 대해 “사측은 지난 세 차례의 조정을 통해 재판부의 조정 시도를 ‘구본홍 인정’의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를 여러차례 보였다”며 “실례로 사측은 당초 가처분 신청 내용도 아닌 9월2일자 인사명령의 준수와 취임식 거행 등을 조정안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구본홍 사장은 이날 오후 입장을 내어 “그동안 불법 행동을 하지 않았다던 노조의 억지 주장은 법원의 정당하고도 상식적인 판결에 의해 허위로 판명됐다”며 “이번 가처분 결정을 계기로 경영 정상화 조치를 더욱 앞당겨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YTN은 “이른 시일 안에 구본홍 사장의 공식 취임식을 하겠다”고 밝혔다.

▲ YTN노조원 100여명이 '구본홍 출근 저지 투쟁'을 하고 있다. ⓒ송선영
YTN노조 “구본홍 투쟁 더욱 가열차게 전개할 것”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YTN노조는 투쟁의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이나, 기존의 ‘구본홍 반대’ 투쟁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YTN노조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YTN노조의 투쟁에 중요한 변수임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투쟁 방식을 진화시켜 이번 투쟁을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속한 구본홍 퇴진과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투쟁을 더욱 가열차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YTN노조 관계자는 “투쟁에 큰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다른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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