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BO리그 포스트시즌 초반 관중 동원 수치를 두고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성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10월 7일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시행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펼쳐진 목동구장에는 7,469명이 입장했는데,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10,500명을 수용 정원으로 입장시키는 목동구장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뜨일 정도로 허전한 수치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맞붙은 팀의 매치업이 홈팀 넥센과 원정팀 SK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7,469명이란 수치를 다시 들여다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올 시즌 SK 와이번스가 목동구장에서 펼친 방문경기의 총 입장 관객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35,929명이었다. 경기당 평균 4,491명이었으며, 가장 많은 관중이 입장한 경기는 7월 26일 일요일에 펼쳐진 경기였고 그 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5,345명이었다.

10월 7일은 수요일 평일이었으며, 리그로 따지면 가장 관중이 적게 들어오는 수요일 야간 경기에 날씨는 종일 흐렸으며 최저기온이 14도에 달할 만큼 야구 경기를 관전하기에 그리 우호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469명이 입장했는데 와이번스가 올 시즌 목동 방문경기에서 치른 경기 평균 입장관중 대비 66% 높은 수치였으며, 최다 관중이 들어온 7월 26일 경기 대비해서도 40% 이상 더 많은 관중이 입장한 것이다.

포스트시즌의 중요도를 감안할 때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치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4위팀과 5위팀의 대결은 분명히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대비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넥센과 SK 모두 아직은 기존 인기구단들에 비해 충성고객 저변이 넓지 않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469명이 입장한 것은 양팀 매치업의 평상시 인기도를 감안할 때 나름 선방한 수치라고 볼 수 있으며, 날씨가 맑았다면 8,000명 이상의 관중수도 기대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와일드카드를 거쳐 준플레이오프가 10월 10일 토요일에 시작되었다. 바로 전날 10월 9일 한글날 공휴일과 맞물려 충분히 흥행대박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이미 일기예보에는 종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전해졌고, 10월 10일 당일 아침부터 하늘은 흐린 상태를 지속하였다.

하루 전날 준플레이오프 티켓 예매 사이트에 접속할 당시만 해도 3루 내야석 일부를 제외하곤 남은 좌석이 없었는데, (그나마 남은 좌석도 1좌석씩 듬성듬성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10월 10일에 접어들어 궂은 날씨가 흥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말았다. 2차전이 펼쳐진 10월 11일도 경기 도중 폭우로 인해 중단이 되는 등, 야구를 직접 관람하기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날씨였다.

우선, 양팀이 기억에 남을 만한 대접전을 펼쳤던 2013년 준플레이오프 당시를 회고해보면 1,2,5차전은 목동구장에서 3,4차전은 잠실구장에서 펼쳐졌는데, 당시 입장 관중은 다음과 같다.

1차전 7,716명 / 2차전 10,500명(매진) / 3차전 20,697명 / 4차전 22,172명 / 5차전 10,500명(매진)

당시 1차전이 펼쳐졌던 10월 8일은 바로 다음날이 한글날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매진에 실패했는데, 태풍 다니의 영향으로 인해 예매 취소표가 속출하면서 빚어진 상황이었다. 잠실구장 3,4차전은 여전히 원정팀 넥센의 관중 저변이 넓지 않았다는 부분과 승패가 한쪽으로 이미 기울었다고 판단한 관중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부분도 작용하였다. 그러나 양팀은 거짓말처럼 5차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치면서 기억에 길이 남을 만한 명승부를 펼쳤다. 이런 준플레이오프를 두고 흥행에 실패했다는 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2년 전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명승부를 펼친 양팀이 리턴매치를 펼치게 되었는데 여전히 매진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올 시즌 양팀이 펼친 경기의 관중 현황을 우선 살펴본다.

1. 넥센 잠실 원정경기 평균 입장관중 (두산 홈) : 11,302명 (주말 평균 13,990명)
2. 두산 목동 원정경기 평균 입장관중 (넥센 홈) : 5,596명 (주말 평균 5,604명)

올 시즌 두산의 홈에서 펼쳐진 경기에 방문 구단 별 입장관중 현황은 다음과 같다.

포스트시즌의 주목도와 두산 베어스 팬들의 충성도와 저변을 고려했을 때 예상대로 1루측 내외야는 빼곡하게 들어찼다. 넥센 히어로즈의 원정 관중 동원능력이 아직은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포스트시즌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야구에 관심이 많은 팬들을 불러 모아야 하는데, 1,2차전이 펼쳐진 주말 날씨가 중립관중들을 불러 모으기에는 너무도 얄궂었다. 오히려 악조건을 뚫고 두 경기 모두 2만 명 이상의 관중을 불러 모은 것은 그나마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양팀이 보여준 치열한 접전의 기억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일부 언론에서는 현재까지 3경기가 펼쳐진 2015 KBO리그 포스트시즌 흥행을 두고 부정적인 어조가 가득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부디 매치업과 평상시 리그가 펼쳐질 당시의 관중 동원현황 등을 감안하여 신중하게 기사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마치 올 시즌 KBO리그 포스트 시즌이 흥행에 참패한 것처럼 포장하려 드는 것은 경솔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바겐세일 행사를 펼쳐도 모든 브랜드에 손님이 몰리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인기가 많고 지명도가 높은 브랜드에 고객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이번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포스트시즌으로 현수막이 바뀌었다고 해서 관중들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기대는 재래식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선보인 매치업 및 날씨가 전혀 도와주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펼쳐진 3경기에 그 정도 관중이 입장한 것도 선방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내년 시즌부터 넥센 히어로즈는 KBO리그 최초로 돔구장(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사용하게 된다. 만약 내년 시즌에도 히어로즈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이번 주말과 같은 궂은 날씨에서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매력발산이 가능해진다. 리그 참여 당시부터 다양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펼치면서 주목 받았던 넥센 히어로즈가 2016시즌 포스트 시즌에도 진출한다면 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메리트를 충분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현재까지 2015 포스트시즌의 흥행 성적표는 결코 100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낙제점도 절대 아니다. 그러니 부디 부정적인 여론몰이는 자제했으면 한다. 경기 내용으로 볼 때 즐길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