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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광고허용은 방송 공공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성명]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미디어스 | 승인 2007.10.22 22:09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광고 제도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방송사와 정부 그리고 광고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방송사의 디지털화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며, 현재 지상파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방송의 공공성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광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송사나 광고계에서는 광고수입이 늘어나게 되면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여 질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으며, 훨씬 선명하고 생생한 방송이 가능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 좋은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으므로 시청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달콤한 말로 꾸며도 분명한 것은 중간광고가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방해한다는 사실이다. 시장원리에 따라 운용하면 오히려 방송의 공익성, 다양성, 보편성이 훼손될 우려가 많다. 따라서 우리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중간광고허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지상파 방송이 재정적 어려움이 심각해 공공성이 위기에 처해 있다면 중간광고 도입 이전에 명확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지상파방송의 위기를 거론하면서 시청점유율이나 광고시장점유율을 근거로 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위기의 본질은 지상파 방송의 시장 지배력과 영향력이 아니라 지상파 방송이 공적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현재 재정적 상황이 이러한 공적 프로그램의 제작과 편성을 얼마나 어렵게 하는가가 논의의 핵심이어야 한다. 따라서 지상파방송은 시장의 위기가 아니라 재정적 어려움이 공공성의 위기를 가져오고 공익적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근거와 자료를 제시하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

둘째, 만약 이러한 재정적 위기가 지상파 방송의 공적 역할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면 재정적 기반의 확대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가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수신료를 비롯한 다양한 공적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재원조달 방안은 곧바로 방송의 운영체계와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므로 재원조달 방안도 철저하게 공적 재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비록 광고라는 사적 재원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중간광고 이외의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재원구조의 공공성이 와해되면 필연적으로 방송의 공공성도 함께 훼손될 것이다. 광고재원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재원구조의 공공성을 약간 양보하더라고 그에 상응하는 공공성의 가치구현이 사회적으로 더 필요하다는 동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방송광고재원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가 방송의 공공성 실현을 위해 부담하는 것이다. 게다가 방송광고비는 직접적인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아닌, 시청자와 국민이 내는 것이다. 사회적 부담을 요구하려면 적어도 왜 그것이 필요하며 그것을 통해 무엇을 하겠다는 진지하고도 설득력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적 비용을 부담할 가치가 있는지를 지상파 방송사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 주어야 한다. 이러한 것이 선행된 후에야 사회적 비용을 더 늘릴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늘릴 것인지를 논의 할 수 있다고 본다.

넷째, 중간광고 등을 통해 지상파 방송의 공공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재원을 늘리려면 방송사 구성원들은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내부적인 논의와 합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다고 보지만 지상파 방송의 진지하고도 철저한 경영 및 조직혁신, 투명한 자료공개 등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많은 사람들은 지상파의 위기가 오히려 방송의 공공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정체성의 위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본다. 내부 구성원들의 혁신 논의를 거치고 사회적 조율과 합의를 하여 자기정체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단지 형식적이고 선언적인 방식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중간광고로 인해 훼손되는 방송의 공공성과 시청권을 보전할 만한 다른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약속을 내놓아야 한다. 지상파의 공공성 실현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개혁의 구체적 방안이 다듬어 지고 난 다음 이를 위해 적절한 재원은 얼마인지 그리고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조달할 것인지를 사회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KBS는 수신료를 인상했으니까 우리도 광고수입을 늘려 주어야 한다든가, 재원이 부족하니 막연히 광고수입을 늘릴 수 있게 해달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고 사회적 동의를 얻을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너무나 소중한 가치인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모든 제도와 정책의 핵심적 기준은 방송의 공공성과 시청자 주권을 확대하는가이다. 지상파 방송이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주장만으로 방송체제의 근간을 뒤흔들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자기혁신 없이 그리고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한 명확한 방안 없이 광고재원을 늘리려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의 매우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방송광고제도는 방송의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 사안이다. 방송광고제도의 변화를 추진할 때에는 먼저 방송의 공공성과 우리 사회의 건강한 문화적 소통기구로서 매체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진지하고도 합리적인 대안 모색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007년 10월 22일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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