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천 KBS 이사장이 지난 1998년 8월27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대회에 참여했던 사진이 공개됐다.

지난 24일 언론연대 창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발간된 ‘언론연대 10년사’에는 유 이사장이 당시 김중배 상임공동대표(현 언론광장 상임대표)를 비롯한 공동대표와 고문 등 주요 인사와 나란히 서있는 사진이 실려 있다.

▲ 지난 1998년 8월27일 열린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대회 때 공동대표와 고문단이 찍은 기념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유재천 현 KBS 이사장이다. ⓒ <언론연대 10년사>

유 이사장은 언론연대 출범 당시 고문을 맡았다. ‘언론연대 10년사’는 ‘강만길, 김진균, 리영희, 변형윤, 송건호, 신경림, 유재천, 이상희, 임재경, 천영세 등 10명의 원로가 고문으로 추대됐다’고 소개했다.

언론연대 창립 당시 공동대표는 구중서 민예총 이사장, 김상근 시청자연대회의 대표, 박인상 한국노총 위원장, 성유보 민언련 이사장, 손석춘 언론노련 위원장 직무대행, 유현석 경실련 공동대표, 이갑용 민주노총 위원장, 이경숙 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이창복 전국연합 상임의장, 이효성 언론정보학회 대표, 장해랑 PD연합회 회장, 조성부 기자협회 회장, 지은희 여성단체연합 대표, 최영도 민변 회장 등이었다. 또한 언론개혁을 염원하는 33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단체로 등록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유 이사장은 민주화와 언론개혁을 위한 연대체인 언론연대에 고문으로서 힘을 보태고 있었으며, 유 이사장의 제안에 따라 여성민우회 산하에 미디어운동본부가 탄생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언론개혁운동과 관련한 유 이사장의 행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재 유 이사장은 언론개혁운동의 대상으로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KBS 사태는 유 이사장의 놀라운 변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정연주 전 KBS사장을 해임시키고 ‘관제 사장’이라고 불리는 이명순 사장이 취임하는 전 과정의 중심에 유 이사장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을 KBS 안까지 불러들이고, 호텔을 전전하며 후임 사장 모의에 나서고, 결국엔 정권 관계자와 차기 사장 결정을 논의하는 등 과거의 이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다. 언론연대가 10년 성상의 시련 속에 언론개혁운동의 큰 나무로 성장하는 동안, 함께 첫삽을 떴던 유 이사장은 정권의 방송 장악의 선의 정권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유재천 KBS이사장은 지난 24일 진행된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 10주년 기념 후원의 밤 및 10년사 출판기념식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