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동방신기>를 소재로 한‘왕비호’ 윤형빈의 개그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앞서 필자가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동방신기 팬들은 윤형빈에게 사과해야’)에도 200건이 넘는 항의성 댓글이 붙었으며, 미디어스를 통해 전달되는 팬들의 항의 메일도 쏟아지고 있다. KBS게시판은 여전히 왕비호에 대한 비난과 격려의 글이 올라가고 있다.

▲ 개그맨 윤형빈

이와 관련해 필자는 24일 왕비호 윤형빈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윤형빈은 전화통화에서“동방신기 앨범이 나왔고, 그 앨범을 사야하지 않겠냐는 의도로 개그를 했다”며 “개그맨은 웃음을 주면서도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이득을 줄 수 있을가를 고민하면서 개그를 만든다”고 말했다.

윤형빈은 또 “이번 개그로 제가 욕을 먹어도 좋다. 다만 중요한 부분은 힘겹게 만든 앨범이 더 많이 알려져 더 많이 판매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방신기 팬들이 “앨범 판매량이 10만장이 아니라 30만장이 넘고,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개그를 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밤을 지새우며 만든 앨범이 불법 다운로드가 아닌 음반 판매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자가 동방신기 팬들이 개그를 개그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동방신기 팬들 모두가 윤형빈의 개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수히 쏟아지는 욕설에서 드러나는 폭력성은 생각거리를 많이 남기고 있다.

특히 윤형빈의 개그가 동방신기의 4집 앨범을 SM엔터테인먼트가 홍보한 것 이상으로 홍보를 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동방신기 팬들은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의 의미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윤형빈은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1, 2위를 차지하면서 동방신기를 논란의 중심에 놓았다. 또 “아니 좋아하는 가수면 앨범 하나정도는 사야할 것 아니야?”라는 코멘트로 음반시장의 피폐한 실태를 우회적으로 풍자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윤형빈의 이 정도 노이즈 마케팅만 보더라도, 동방신기 팬들은 더 이상 윤형빈에게 손가락질을 해서는 안 된다.

동방신기 팬들은 윤형빈이 말한 ‘음반판매량 10만장’에만 방점을 찍고 있다. “30만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고, 팬들은 그만큼 노력했는데 왜 폄하하느냐”는 것이 핵심이다. 팩트를 정확히 하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교양 정보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에 요구되는 잣대를 코미디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웃음에 대한 여유가 없음이 반증하는 것이다.

끝으로, 미디어스에 올라온 욕설 댓글을 보면서 앞으로 동방신기 팬들의 자성이 뒤따르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은 개그맨 윤형빈과의 미니 인터뷰 전문이다.

-21일 개그콘서트에서 발언한 내용과 관련해 논란이 많다.
=동방신기 앨범이 나왔고, 그 앨범을 사야하지 않겠냐는 의도로 개그를 한 것이다. 단순히 비판을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동방신기 팬들은 앨범판매량이 10만이 아니라 30만이 넘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밤을 지새우며 만든 앨범이 이제 불법 다운로드가 아닌 음반 판매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개그의 핵심은 거기에 있다.

-아무래도 노이즈 마케팅을 이용한 개그라고 보이는데….
=개그맨은 웃음을 주면서도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이득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개그를 만든다. 이번 계기로 제가 욕을 먹어도 좋다. 다만 힘겹게 만든 앨범이 더 많이 알려져서 보다 많이 판매가 됐으면 좋겠다.

-동방신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개그를 할 때 당사자들에게 어떤 이득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개그를 고민한다. 제 개그를 개그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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