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은 즉각 방송통신위원회를 떠나라!!!

망치만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으로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모든 힘을 방송장악에 쏟아 붓고 있는 가운데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또 한 번 망치질을 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의 “민영방송이 더 조종하기 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보면 그런 측면이 있다”며 방송을 길들이고 조종하는 대상으로 보는 천박함을 드러냈다.

집권에 성공한 것이 마치 손에 큼직한 망치하나 선물 받은 것인 양 착각하더니 드디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못으로 보고 내려치고 있는 것이다. 방송이, 언론이, 최시중에게는 결국 때리고 조종해야 하는 하나의 ‘못’ 밖에 되질 않았던 것이다. 방송계에서 일했던 국회의원의 뻔뻔한 질문에 언론에서 일했던 방송통신위원장의 무개념에 가까운 대답은 현 정권의 방송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도 지난 대선 전 “네이버는 평정했다”라는 발언으로 이미 네이버 측으로부터 소송을 제기 당했다. 인터넷 포털도 조종했다는 무서운 사실이 이명박 대선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의 입을 통해 확인된 것이었다. KBS사장 교체과정에서도 청와대 핵심인사들, KBS이사, 사장 후보자 들의 비밀모임을 주선하고 주도한 인물이 바로 최시중이었다. 그 최시중 위원장의 입을 통해 포털과 아울러 방송도 조종가능하며 더 쉽게 조종하기 위해서는 공영방송보다는 민영방송 체제가 적합하다는 시커먼 속마음이 표출된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왜 그렇게 KBS2와 MBC 사영화에 혈안이 되어 달려들었는지 그 속내가 드러났다. “10년 동안 왜곡되어 있었던 방송을 정상화하는 작업”이라고 그렇게 크게 떠들어대더니 스스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왔다는 것을 입증해 보인 셈이다. KBS2와 MBC사영화의 핵심은 자신들 입맛대로 조종하고 길들이기 쉬운 방송을 만드는 것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이 이런 것들이란 말인가? 최시중 위원장의 처신은 부적절하다는 말로 규정짓고 넘어갈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정권으로부터 방송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공정한 보도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많은 방송인들의 노력과 고민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지상파 재허가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영향력을 믿고 민영방송은 조종하기 쉽다는 천박한 발언은 SBS를 포함한 전국의 민영방송 구성원들을 모독하는 그래서 꼭 대가를 치루어야 할 망언이다. MBC구성원들에게도 모독이다. 우리를 조종의 대상으로 보면서 보다 쉽게 조종하기 위해 그렇게 그동안 MBC 사영화를 외쳤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세계적 미디어 출현이 목적이 아니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조종하기 쉬운 방송들을 만들기 위해 신문, 방송 겸영을 허용하고 대기업의 방송 참여 기준을 완화시키며 MBC 사영화를 밀어붙였던 것이다. 우리가 정권과의 MBC 사영화 싸움에서 밀리는 것은 이제 정권의 조종을 달게 받겠다는 투항이 되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최시중 위원장에게 경고한다. 망치를 들고 그렇게 마구 휘두르다가 언젠가는 빗나간 못들이 당신들의 몸을 향해 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켜야 할 선을 넘고 강을 넘었다. 이미 건넌 강을 돌아올 수 없음을 명심하라. 그리고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라.

2008년 9월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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