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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와 '어뷰징' 아닌 '디지털 퍼스트'의 길로 간다”[인터뷰]새 홈페이지 만든 한국일보, 최진주 기자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5.28 09:24
편집자 주: 19일부터 기존의 <한국일보> 홈페이지 ‘한국아이닷컴’(http://www.hankooki.com/)에는 더 이상 기사가 올라오지 않는다. 많은 독자들은 <한국일보>의 인터넷 서비스가 멈춘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고 궁금해 했다. 하지만 사실은 새로운 ‘한국일보’ 홈페이지(http://www.hankookilbo.com/)가 만들어진 상황이다. 새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기사들은 아직 포털뉴스에서 제공되지 않아서 어떤 독자들은 홈페이지 교체를 아직 모르고 있다. <한국일보>의 웹대응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고, 나타날 것인가. <한국일보> 편집국 내 디지털뉴스부 프로그램 매니저 최진주 기자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 보았다.
 
미디어스(이하 ‘미’): <한국일보> 홈페이지의 교체는 작년 <한국일보> 편집국 폐쇄 이후 한국일보가 사주였던 장재구 회장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고 알고 있다. 상황을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편집국 폐쇄 사태의 경과와 그 이후 상황을 간략히 정리해주시면 감사하겠다.
 
한국일보가 ‘한국아이닷컴’과 결별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최진주 기자(이하 ‘최’): 기자들, 그러니까 ‘한국일보 비상대책위’ 측이 작년 4월 19일 사주 장재구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그리고 30일부터 장재구 회장이 새로 발령낸 부장들이 아닌 이전 부장들의 지시로 신문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사측은 6월 15일에 편집국을 폐쇄했다. 폐쇄는 58일 동안 이어졌다. 사측은 <서울경제>의 인력 등을 중심으로 ‘짝퉁 한국일보’를 발행했다. 하지만 7월 9일에 법원에서 가처분이 결정되었고 편집국이 열렸다. 이어서 7월 말 기자들은 받지 못한 수당을 채권삼아 채권자 자격으로 법정관리 신청을 하였고 구속영장이 신청되었다. 결국 8월 5일에 장재구 회장이 구속되었고 12일부터 정상적인 신문발행이 가능해졌다. 
 
   
▲ 사에 수백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2013년 8월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선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한국일보와 계열사인 서울경제신문에 각 200억원, 1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고 서울경제신문 자금 약 13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장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중앙일간지 사주가 개인비리로 검찰에 구속된 것은 지난 2001년 탈세 혐의로 언론사 사주 3명이 구속된 이래 12년 만이었다. (연합뉴스)
 
이 상황에서 <한국일보>엔 법정관리 개시 전 <한국일보>를 관리하는 재산 보전관리인이 들어오면서 장재구 회장은 공식적으로 경영권을 상실했다. 9월 초부터 법정관리 회생 절차가 개시되었는데 이 과정에서도 장재구 회장 등은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별 일을 다했다. 그러나 공개매각이 진행되었고 삼화제분 컨소시엄으로 낙찰되면서 2014년 2월에 본 계약을 했다. 원래는 4월에 법정관리를 졸업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뤄졌고, 7월 정도에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 기존의 ‘한국아이닷컴’이 장재구 회장과 깊은 관련이 있는 자회사였기에 홈페이지 교체가 불가피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가.
 
: ‘한국아이닷컴’의 사장이 장재구 회장의 측근인 이상석 사장이다. 원래는 <한국일보>의 사장이기도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한국일보>를 되찾는 상황에서 이상석 사장이 ‘한국아이닷컴’에서 한 일을 알게 되었다. 첫째는 ‘한국아이닷컴’에 대한 <한국일보>의 지분을 매각하였다. 원래는 <한국일보>가 ‘한국아이닷컴’에 대해 50% 이상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였는데 그 지분을 팔아 10%대로 떨어졌다. 또한 계약서를 바꿔 ‘한국아이닷컴’이 <한국일보>에 지불하던 콘텐츠 지불료를 없앴다. 금액이 ‘0’이 된 거다. 
 
그렇기에 <한국일보>로서는 계속해서 ‘한국아이닷컴’에 기사를 송고할 수 없었다. 지분이라도 원상복귀하라고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한국아이닷컴’에 있는 에디터와 기자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래가지고서는 <한국일보>가 ‘한국아이닷컴’에 추가적인 투자를 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결국 <한국일보>는 ‘한국아이닷컴’에 콘텐츠를 제공하던 계약을 해지하고 자회사가 아닌 편집국 안에 두는 방식으로 디지털뉴스부를 만들게 되었다. 훗날 <한국일보>가 ‘디지털 퍼스트’ 방식을 택할 수도 있을텐데, 이참에 그런 상황에도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개편하게 된 것이다. 
 
: 계약해지에 대해 ‘한국아이닷컴’ 측에서 큰 반발이 있었을 것 같다.
 
십 년의 디자인을 생각하고 홈페이지를 구현하다
 
: 그렇다. 듣기로 <스포츠서울>이나 <국민일보> 등에서도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다. 계약해지를 요구하면 소송이 일어난다. 하지만 법정관리 상태의 기업에겐 ‘해지권’이란 게 있다. 회생에 도움이 된다면 기존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는 계약의 부당성과는 상관이 없는 권리다. 그래서 사실 콘텐츠 지불료가 ‘0’인 계약 자체가 부당하기도 하지만, ‘한국아이닷컴’ 측이 그 계약이 부당하지 않다고 소송을 걸어도 이미 <한국일보> 측에선 해지권이 발동하여 이미 계약해지가 완료된 상태가 되는 거다.
 
사실 그렇기에 법정관리를 벗어나기 전에 홈페이지를 만들어야만 했다. 올해 1월에 홈페이지를 만들기로 결정하였는데, 4월에 법정관리를 졸업할 계획이었으니 일단 급한대로 ‘가건물’이라도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법정관리 졸업이 늦어져 시한이 5월까지 연장되었고 한번 더 갈아 엎을 ‘가건물’ 수준은 아닌 보완해 가며 쓸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었다. 
 
원래 언론사가 홈페이지를 만들 때는 보통 외주를 준다. 몇몇 미디어 회사에 외주를 주면 수억원, 한 3억원 정도는 쓰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 이번에 우리는 내가 개인적으로 알던 지인들에게 계발 및 디자인을 부탁했다. 자체적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디자인부터 새로했다. 기존 DB가 별로였다. 신문과 사진이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아 매 기사마다 일일이 이어 붙여야 했다. 신문기자, 사진기자, 편집기자 모두 고생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엔 기사의 특정 위치에 사진을 넣는 정도는 가능하도록 DB를 구축했다. 1990년경부터의 100만 건 정도의 기사에 대한 DB를 새로 구축했다. 다른 언론사에 비해 가지고 있는 자료가 많을 것이다. 당장의 서비스만 생각하지 않고 향후 10년 정도의 디자인 변동, UI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했다. 
 
지금은 기획의 절반 정도만 실행이 되었다. 속으로는 내실이 생긴 게 맞는데, 당장 급하게 만들다 보니 외부적으로 볼 때는 검색도 잘 안 되고 구현이 안 된 기능이 많다. 그래서 당장은 독자들은 물론 기자들도 불편해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기획의 나머지 부분이 실행이 되면 다른 언론사 홈페이지에 비해 이미지를 많이 쓰는, 사진이 크게 들어가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HTML도 최소화하려고 했다. HTML로 디자인을 설정하면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리뉴얼하면 디자인이 어울리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쌓이면 결국 DB구조가 무거워진다. 심지어는 ‘블로터닷넷’처럼 블로그 수준에서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그렇기에 하루에 수백건의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사에선 최대한 가볍게 가야 한다고 보았다.    
 
: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세상이 열리면서 편리함과 함께 폐해도 심해졌다. 특히 그동안 줄곧 지적되었던 ‘어뷰징’ 문제의 폐해가 세월호 참사 이후 단일 이슈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불만을 폭발시키는 수준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한국일보> 사이트의 지향점이 있다면.   
 
: 새로 출범하면서 어뷰징을 근절하기 위해 “반칙없는 뉴스, 클릭 클린”이란 구호를 만들었다. 언론이 주로 자회사로 닷컴사를 운영하곤 하는데, 본사 지원이 없을 경우 생존 전략을 짜기가 어렵다. 그래서 어뷰징을 하게 되는 상황을 이해하는 측면도 있다. 
 
   
▲ '한국일보' 새 홈페이지의 모습
 
‘사이트의 팬’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한국일보’ 홈페이지의 목표
 
하지만 매체의 생명력과 정체성을 깎아먹는 어뷰징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현재 언론사 사이트들을 보면 ‘유니크뷰’(UV)와 ‘페이지뷰’(PV)가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말인즉슨 포털을 통해 언론사 사이트 기사를 클릭은 하지만 사이트에 머물지는 않고 그대로 떠난다는 것이다. 그럴 것이 아니라 가독성을 높이고 ‘사이트 로열티’를 추구하여 그 사이트에 머무르는 팬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기사를 생산하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제는 생산 뿐 아니라 유통이 중요해진 측면이 있다. 일간지 시스템에서 대부분의 기사들은 새벽에 나온다. 그 중에선 좋은 기사들도 많은데 회자가 안 된다. 말인즉 좋은 기사를 쓴다고 자기만족하고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기사를 낮에 접한다. 세월호 참사 같은 사건이 있으면 낮 시간에 관심 키워드로 검색을 해서 기사를 본다. 낮 시간의 언론사들은 그걸 알고 있으니까 어뷰징을 한다. 단지 사람들의 관심 키워드에 맞춰서 기사를 만든다. 그러니 “언론사가 이래도 되겠느냐”라는 개탄이 나온다. 그동안 쌓인 좋은 기사들을, 낮 시간 동안의 독자들의 관심사에 맞춰 다시 언급해주면 쉬이 유통이 된다. 그런 부분에 훨씬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한겨레>가 <허핑턴포스트>를 시작하면서 <한겨레> 기사도 <허핑턴포스트> 홈페이지에 유통하여 많은 조회수를 올리는 상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하지만 SNS나 블로그의 홍보페이지가 아니라면,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과거기사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결국엔 키워드에 따라 새로 기사를 써야 하고, 내용이 없으니까 어뷰징이 된다. 이 부분은 어찌 대처할 것인가.
 
: 당일의 관심 키워드에 따라 예전에 그에 관해 쓴 ‘관련기사’를 많이 붙어주면 된다. 현재 네이버 등 포털의 관심기사를 보라. 다섯 개를 링크하도록 되어 있지만 ‘낚시’ 용도로 쓰이고 있다. 그 기사내용과 상관없이 가장 선정적인 ‘낚시’ 기사들이 관련기사로 붙어 있다. 그런 부분을 지양하고 제대로 된 관련기사를 붙여주면 사이트에 머무르는 시간을 오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홈페이지 뿐만이 아니라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서도 실시간 이슈대응을 하려고 한다. 약간은 대중추수적인 부분도 있지만 과거보단 많이 좋아진 측면이 있다. 과거 페이스북 페이지를 관습적으로 운영할 때는 ‘좋아요’가 1800명 정도에 기사 링크를 클릭한 이가 30~40명 밖에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지금은 ‘좋아요’ 2300명 정도에 1만 5천 히트까지 유통되는 경우가 있다. 아직 SNS를 잘 활용하는 몇몇 기타 언론에 비해 부족하지만 고무적인 일이다. 
 
: 네이버 등 포털도 어뷰징 자체는 사실 싫어한다. 그런 노력에 네이버가 반대급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 포털이 적극적으로 그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나같은 사람의 생각인데, 실제로 일이 그리 되지는 않고 있다. 네이버 측에서는 언론사를 차별한다는 시선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 또는 포털이 반대급부를 주지 않더라도 같은 조회수라도 사이트에 머무르는 독자가 많으면 광고효과에 차별이 있다고 광고주들이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그렇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그리고 하나 더, 배너를 통해 트래픽을 유도하는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으면 어뷰징으로 빠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네이티브 애드’ 등 다른 수익모델들을 추구해야 한다. 과거 ‘한국아이닷컴’만 해도 인원이 70명 정도였다. 현재 디지털뉴스부 인력은 총괄팀, 운영팀, 광고팀, 편집국 기자들 합쳐서 그 반이 안 된다. 최소 인원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미래에 <한국일보>가 ‘디지털 퍼스트’의 길을 갈 때까지를 대비하는 것이 디지털뉴스부의 역할이다. 
 
   
▲ 한국일보 디지털뉴스부의 풍경 (최진주 기자 제공)
 
‘한국일보 정상화’의 이면
 
   
▲ 한국일보 최진주 기자 (최진주 기자 제공)
: ‘한국아이닷컴’ 문제도 그렇고 과거 장재구 회장 경영의 잔재들이 계속 발목을 잡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 그런 부분이 있다. 가령 <한국일보>는 과거 <주간한국>과 <스포츠한국>을 발행했다. 이것들은 이후 폐간된 것인데, <주간한국>은 <데일리한국>으로 이름을 바꿔 사람을 뽑는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신이 <한국일보>에 지망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매체는 <한국일보>가 약간의 지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제는 별도의 매체다. 이런 매체들에서 신빙성이 부족한 기사를 생산하고, 이것들이 유통되면서 <한국일보>의 공신력을 까먹는 경우도 있다. 독자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홈페이지 운영이 자리를 잡으면 이런 부분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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