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쪽 이사가 주축이 돼 25일 이병순 KBS 비즈니스 사장을 사장 후보로 결정하자, KBS사원행동이 크게 반발하며 '이병순 사장 체제'를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나섰다.

청와대는 이르면 이날 안에, 늦어도 26일 오전에는 이병순 사장을 KBS 후임 사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KBS사원행동은 곧바로 출근 저지 투쟁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병순씨의 KBS 사장 행위를 막아내기로 했다.

▲ 25일 오후 이병순 KBS비즈니스 사장을 후임 사장으로 임명 제청하기로 결정한 이사회가 끝난뒤 김은구 후보가 호위를 받으며 KBS본관을 떠나고 있다ⓒ유영주

사원행동의 대변인인 김현석 기자협회장은 “이사회의 불법적인, 졸속적인 사장 후보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병순 KBS 사장 임명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김 기자협회장은 “이병순 KBS 비즈니스 사장은 이명박 정권의 KBS 관영방송 음모를 관철시킬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KBS 노조는 사장후보로 단독 임명 제청된 이병순 KBS사장 후보를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병순 사장 후보에 대한 낙하산 저지 투쟁은 물론 출근저지 투쟁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박승규 KBS노조위원장은 “김인규 전 이사가 사장공모를 포기했고 청와대 밀실회의에 참석한 김은구 전 이사가 제외된 상황에서 (이병순씨를) 낙하산 인사 사장으로 규정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총파업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원행동은 KBS노조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기 위해 노조사무실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사원행동은 “낙하산 인사가 결정되면 파업을 하겠다던 노조가 이병순 비즈니스 사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성토했다.

이날 KBS 본관 안에서는 이사회의 이병순 KBS 사장 후보 결정을 전후해 ‘이사회의 불법적인 회의진행과 사장후보 결정’에 반발하는 사원행동과 이를 막아서는 경찰, 청원경찰의 몸싸움이 KBS 곳곳에서 불거지는 등, 방송사라고 보기 어려운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이날 KBS 안전관리 요원들은 정복 대신 사복을 착용하고 사원행동을 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안전관리 요원의 폭언과 폭행도 이어졌다.

특히 사원행동이 면접을 끝내고 지하식당을 통해 KBS를 빠져가려는 김은구 전 이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 경찰이 개입해, 거친 몸싸움이 발생했다.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연행하라”는 지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사회가 벌어졌던 KBS 본관 6층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또한 KBS본관의 정문이 아닌 이런 저런 통로를 통해 KBS에서 빠져나가려는 한나라당 쪽 이사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병순 비즈니스 사장이 단독 사장후보로 결정되자 KBS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낙담하는 반응이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 KBS 관계자는 “KBS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말로 반응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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