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고 황유미 …. 영화 <또 하나의 약속>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이다. 대기업인 삼성이 불편할 내용들이 가득해서일까. 영화는 개봉하기 전부터 ‘외압’ 논란에 휩싸였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높은 예매율에도 불구하고 적은 개봉관을 책정했기 때문이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인 제작두레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개봉 이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지만 KBS, MBC, SBS 지상파 3사는 철저히 이 영화를 외면했다. 지상파의 금기어였다. 매주 개봉하는 영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지상파 3사 영화 프로그램에서조차 이 영화를 외면했다. 특히 한 방송사 영화 프로그램의 경우, <또 하나의 약속> 관련 꼭지를 제작하고도 윗선의 지시로 방송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기도 했다.

▲ JTBC 12일 <뉴스9> 화면 캡처
JTBC “삼성 반도체 공장 근무하다 숨진 고 황유미씨 사건 옮긴 작품” 소개

이런 가운데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전부터 ‘삼성방송’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중앙일보 방송인 JTBC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선전을 조명했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뉴스 뿐 아니라 영화 프로그램에서도 <또 하나의 약속>을 언급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파격’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9>는 12일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선전」 리포트를 통해 “적은 개봉관 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며 누적 관객 22만명 돌파 소식과 함께 영화 열풍을 전했다.

먼저, 손석희 앵커는 앵커 멘트를 통해 이 영화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 씨 사건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

이 영화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전자’를 정조준한 영화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뉴스9>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전자를 정조준한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예매율에 비해 개봉관을 적게 잡거나 축소했다는 등의 외압 논란에 휩싸였다”며 “결국 100여 개 관에서 개봉했는데, 입소문과 단체관람 등을 통해 관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9> 또 “상업 영화를 이렇게 과감한 메시지를 담아서 만들었다는 것은 한국 영화를 한 단계 더 높이는 큰 지평을 열었다고 생각한다”는 영화평론가의 평론을 전한 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우리 영화계에 또 하나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JTBC 뉴스가 삼성을 정조준 해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JTBC는 지난해 9월25일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열린 ‘산재 피해자 인권침해’ 기자회견을 보도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14일에는 50페이지가 넘는 삼성그룹의 노조 와해 문건 내용 집중 보도하면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해당 문건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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