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오는 4월1일 개국을 앞두고 있다.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국민TV는 방송을 다루는 매체이지만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부터 드러났듯 기존 방송사가 갖고 있는 제도와 틀을 대거 깼다. 신생 언론사임을 감안하더라도, 방송 운영 상황 전반이 파격 그 자체다.

국민TV는 10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TV 지하 카페에서 조합원 및 기자들을 대상으로 개국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노종면 국민TV 개국TF단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개국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먼저 노종면 단장은 설명에 앞서 “개국이라는 표현을 쓰기 사실은 좀 두렵다. 긴 편성을 생각하실텐데 국민TV 개국 TF단이 준비하는 것은 TV 한 시간, 라디오 몇 시간 정도”라며 “지금까지는 최소한 방송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라디오 제작진, 국민TV 사무국 직원들이 땀과 열성을 다해 달려왔는데 이제는 거기에 전문성을 더하고, 언론으로서 깊이를 더하는 그런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노종면 국민TV 개국TF단장이 10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TV 지하 카페에서 조합원 및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개국 설명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
◇ 뉴스K = 매일 밤 9시부터 10시까지 매일 한 시간씩 생방송이 진행된다. 뉴스의 이름은 ‘뉴스K’. 이는 색다른 방송, 뉴스다운 뉴스, 함께 만드는 언론을 지향하고 있는 국민TV의 뜻을 담고 있다.

국민TV는 다만, 주5일 생방송을 진행할지 주7일 생방송을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종면 단장은 “하루 한 시간 라이브 뉴스를 해낼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는지 우리 스스로 겸허하게 지속적으로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기존 방송 뉴스가 투 앵커(남녀 앵커가 함께 뉴스를 진행하는 것)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단독 앵커로 뉴스를 진행한다.

노 단장은 “앵커 두 명이 뉴스를 진행하는 게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우리나라 앵커 시스템은 그냥 써준대로 읽는, 속이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정한 앵커는 배의 닻으로,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고 뉴스라는 배를 관장해야 한다. 어떠한 권력자가 나와도 약속되지 않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어떤 앵커 멘트도 자신의 철학으로 고칠수도, 잘못된 기사라면 빼라고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보도 방향 = 국민TV는 특정 이슈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편집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여러 사안 가운데 하루 한 꼭지(아이템)를 정해 집중 보도한다는 계획이다.

노종면 단장은 “뉴스 브리핑 방식으로 오늘의 뉴스를 정리하고, 집중해서 보도할 한 두 아이템을 특화해 보도할 예정”이라며 “아이템을 정하는 과정에서 편집 방향이 드러나겠지만 우리의 말과 표현으로 논평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풍자는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다. 풍자 보도를 강화하는 것이 뉴스 프로그램의 차별 요소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방송은 어떻게 볼 수 있나 = 국민TV의 플랫폼, 송출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스마트폰, 앱에 기반을 둔 방송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또 미디어협동조합이기에 조합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즉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생방송 뉴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노종면 단장은 “국민TV 팟캐스트 청취 행태를 분석하면 80%가 스마트폰, 앱을 기반한 방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송출 방식에 대해 “이 부분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원칙적으로 조합원만 대상으로 생방송 뉴스를 제공하되, 이미 방송된 부분은 모든 이들에게 공개한다. 조합원들은 생방송 때 TV 형태로 뉴스를 보겠지만 비조합원은 라디오만 듣는 방법 등 병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원들에게 링크를 공유할 수 있는 쿠폰, 초대권을 발송해 초대 받은 이들은 (비조합원이더라도) 휴대폰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국민TV 9층에서 스튜디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미디어스
◇ 조직 운영 방식 = 보도 프로그램 제작 인력의 경우, 기존 언론사 조직처럼 정치부, 사회부 등으로 취재 부서를 나누지 않는다. 취재부, 엔지니어부, 그래픽부 등 직종으로도 나누지 않는다. 국민TV는 뉴스PD, 촬영PD, 그래픽 디자이너 이렇게 세 직종 하나의 팀을 구성해 철저하게 팀으로 방송을 제작한다.

실제 취재 업무를 담당하는 뉴스PD의 경우도 기존 언론이 갖고 있는 출입처 제도를 따르지 않는다. 노종면 단장은 “출입처를 기반에 둔 취재와는 동 떨어져 있다”며 “국회, 공기관, 경찰서, 법원 등을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출입기자 제도에 맞춰 기자, PD를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성 언론인은 출입기자이지만 우리는 기획에 의해서 취재진을 파견하게 된다”고 밝혔다.

◇ 조합원에게 방송 개방 = 현재 국민TV는 9층에 스튜디오, 주조실, 편집실, 회의실 등으로 들어선 보도제작국을 공사하고 있다. 13억원을 들인 이번 공사의 공정률은 현재 40% 정도이며 이 달 말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특히, MBC 해직기자 박성제 기자가 만든 쿠르베 스피커가 조정실 스피커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 스튜디오 옆 1인 시위를 할 수 있는 투명 유리창 공간을 마련,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방송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직접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앵커가 뉴스를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 프롬프터 장비를 운영할 인력과 의상을 제공해 줄 인력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노종면 단장은 “프롬프터를 조작해주는 제작 진행 역할을 조합원 여러분께 개방하겠다. 지원하면 저희와 함께 라이브 방송을 만들게 된다”며 “매우 위험할 수 있지만 여러분들이 실수를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안 생길만한 앵커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방송에 나오려면 옷을 갖춰 입고 나와야 하는데 여러분들이 빌려 주시는 옷을 입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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