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하는 창업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 <천지창조>가 오는 4월부터 KBS를 통해 방영된다. 당초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미래부가 정부의 ‘창조경제’ 홍보를 목적으로 방송을 추진하다 국회 검토 과정에서 비판과 함께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된 바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장관 최문기)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창의적, 혁신적인 아이디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고 도전적 창업문화 확산을 위한 창업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이 제작・방영된다”고 밝혔다.

<천지창조>는 총 10주에 걸친 멘토링과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자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최종 선발된 우승팀에게는 상금 1억원 이외에 투자기관으로부터 투자금 1억원 및 이와 연계된 R&D지원금 5억원(기술개발 창업아이템의 경우) 등 총 7억원이 지원된다. 또 상위 입상팀에 대해서도 투자기관들로부터 투자유치 기회 제공, 창업보육공간, 멘토링 등 각종 창업 지원이 이어질 예정이다.

▲ KBS <천지창조> 홈페이지 화면 캡처
오는 4월 방송 예정인 <천지창조>는 아이디어 발굴에 중점을 뒀던 기존 창업 오디션 방송과 달리 멘토링, 엑셀러레이팅을 통한 스타트업의 성장과 투자 유치로 이어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또, 액셀러레이터, 엔젤투자기관 등이 멘토단으로 참여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전문 멘토링을 거쳐 창업과 투자로 이어지는 창업의 전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창업경연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발전되어 창업으로 이어지는 창업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예비창업가에게는 간접적 창업경험 제공 및 도전의식을 제고하고, 부모들에게는 자녀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등 우수한 인재들이 창업을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 창업 저변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회 “창조경제 공영방송 활용해 홍보” 비판과 함께 예산 전액 삭감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1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에서 “창조경제에 대해 공영방송을 활용해 홍보하겠다는 것”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결국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로 관련 예산 20억원이 전액 삭감되었으나 당시 새누리당과 미래창조과학부 최문기 장관은 “예산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프로그램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해당 예산이 삭감된 데에는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와 비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당시 미방위 산하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은 장병완 민주당 의원은 “방송국 자체 프로그램이 아니고 정부가 KBS에 예산을 지원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창조경제에 대해 공영방송을 활용해 홍보하겠다는 것”이라며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유승희 간사 역시 “KBS 지원사업으로 해서 기금으로 하는 것이 적절치 않기 때문에 예산이 삭감됐다고 본다”며 “기본적으로 예산심사소위에서 결정한 안에 대해 존중해야한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예산 전액 삭감에도 불구하고 미래부는 다시 이 프로그램을 추진해, 결국 부활시켰다. 특히 이 프로그램의 편성이 확정된 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오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 박람회' 개막식 참석 뒤 행사장에 함께한 국회 미방위 소속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관련 소식을 듣고 “이 예산은 국민을 위한 것이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창조산업을 발전시키려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직접 언론에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가 꼭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함께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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