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이 <조선일보>가 보도한 숨겨둔 아들 의혹에 대해 해당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를 청구하고 유전자 검사 등의 조치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혹을 밝힐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 채동욱 검찰청장이 9일 오후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채동욱 검찰청장은 조선일보에서 제기한 '혼외자식 의혹'과 관련해 "정정보도를 청구하겠다" 밝히고 "유전자 검사라도 받을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1)
채동욱 검찰총장은 9일 오전 대검 간부회의 석상에서 “오늘 정정보도를 청구할 예정”이라면서 “(정정보도 청구)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와 소송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중재부터 제소까지 쭉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정정보도뿐만 아니라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조치’란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일보>는 6일자 1면, 2면 기사를 통해 채동욱 검찰총장에 숨겨둔 아들이 있으며 인사검증 및 인상청문회에서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던 지난 1999년 무렵 만난 Y씨와의 혼외관계를 통해 2002년 아들을 낳았으며 이 아들은 최근까지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다가 지난달 31일 미국 유학을 떠났다는 것이다.

이 보도에 대해 채동욱 검찰총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9일 후속보도를 통해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학교 기록에 아버지가 채동욱이라고 적은 기록이 있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의 9일자 기사.

야권, “채동욱 흔들기 배후에 권력기관 있어”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사실여부를 떠나서 이번 사건이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해서 검찰이 공직선거법으로 기소한데 대한 현 정권의 불만이 표출된 결과라면, 이는 국가기강을 뒤흔드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국정원 개혁이 진행되어야 할 시점에, 채 총장에 대한 선정적인 내용이 보도된 것이 국정원 개혁을 되돌리려고 하는 권력기관과 일부 언론의 합작품이라는 설들이 있다”면서 “그러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은 이 사건의 추이를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복수의 매체를 통해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의혹 제기에 권력기관의 음모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박지원 의원은 6일 자신의 트위터에 “검찰총장 흔들기? 이상한 보도가 이어지더니 혼외 아들까지? 기자들 전화지만 청문회 때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저도 사실을 모릅니다. 최근 일련의 흐름과 국정원 대선개입 경찰 축소 은폐수사 재판 과정과 연결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라고 쓴 데 이어 채널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경찰의 축소 은폐 수사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 '검찰 흔들기'다.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최고권력기관간의 권력투쟁이 시작된 것으로 본다”고 발언한 바 있다.

▲ 박지원 의원 트위터 캡쳐.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이러한 정황이 의심된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상무위원회의 발언을 통해 “(이석기 사건은)국정원이 국기문란사건으로 처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내란음모 사건을 터뜨려 국면전환을 도모했다는 세간의 여론이 지배적이다”라며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검찰총장의 사생활을 폭로하면서 그나마 국민의 검찰로 태어나려는 채동욱 검찰을 흔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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