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를 통해 이석기 의원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민주당을 '종북세력 숙주 노릇'을 했다고 비난했다.

황우여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에서 “민주주의 훼손세력과 무분별하게 연대해서 자유민주주의에 기생해온 종북 세력의 숙주노릇을 하지는 않았는지, 지금도 이들을 비호하고 있는지 않은지, 정치권은 반성하면서 이런 요소를 말끔히 정화시켜야 하겠다”면서 사실상 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새누리당, “종북 세력 숙주 노릇 반성해야”

황우여 대표는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숨어서 좀 먹어온 종북세력들을 축출하여서 건강한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지켜내는 일에 일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고 국회를 선진화하여 의회민주주의를 꽃피게 하는데 앞장설 것이며 지금도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투쟁의 몸부림을 용공 색깔론이라고 몰아붙이며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을 늘어놓고 있는 역 색깔론을 경계하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로 꿋꿋하게 전진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이혜훈 최고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소짓고 있다. (뉴스1)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자신들이 이석기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말을 한 대로 종북세력과 이 기회에 결별하는 것이 진정한 의도라면 이석기 의원 제명안에 적극 임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 한다”고 발언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이 실정법에 따라서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과는 별개로 내란 자체를 음모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국민들은 이석기 의원을 국회의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법적인 절차와 무관하게 정치적으로 우리는 이석기 의원 제명안을 제출한 것인데 민주당은 이 문제에 대해서 좀더 경과를 지켜보자 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야당은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대여 협박·압박수단 내지는 대통령 협박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오늘까지 정기국회 의사일정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을 대신해서 내일부터 상임위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해 단독개원도 감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박근혜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정국 풀어야”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 등의 문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9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선진국의 정상들과 함께 하면서 국가정보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을 때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만나기를 얼마나 언제까지나 거부할 수 있는 것인지 등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면 앞으로 우리 정치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자회담 개최를 에둘러 요구했다.

김한길 대표는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나치의 만행에 대해서 거듭 거듭 사죄하는 유일한 이유는 그가 독일의 국가수반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직접 책임질 일이 없으니 사과할 일도 없다’ 메르켈 총리는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시청앞 광장에 마련된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신경민 최고위원도 “국정원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반성하지 않고 있고, 반성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며 “이석기 의원에 대한 수사와 재판, 법과 절차에 따라서 철저히 진행돼야 하는 것처럼 국정원 댓글 사건과 국정원에 대한 문제도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승조 최고위원도 이른 바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정원이 여동생을 폭력과 협박으로 회유해 서울시공무원인 오빠를 간첩으로 만든 막장 드라마였다”라고 말해 국정원 개혁의 당위를 주장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석기 사건을 계기로 종북 논란을 불식시키고 종북과 연결된 집단과는 단호히 절연해야 한다”며 “종북의 꼬리를 잘라내야만 새누리당의 종북전략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석기 징계안에 한 치의 미적거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석기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이 있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숨어있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도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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