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3일 민주당 지도부에 체포동의안 합의 처리를 거부할 것을 요구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번 체포동의안을 대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판단은 그간 민주당이 지켜왔던 가치와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백 보를 양보하더라도 선행돼야 할 것은 국정원의 정당 사찰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이라고 주장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려면 정의롭게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한다.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아부하는 것은 용서 안 된다’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도) 본인이 바로 내란죄 조항의 희생양이었다”며 “민주당이야말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직접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민주주의를 일궈왔던 당”이라고 밝혔다.

▲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과 기자들. (뉴스1)

홍성규 대변인은 전날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의 주도로 호남지역 시민사회종교단체 원로 등이 체포동의안 거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을 들어 “어제 호남지역 시민종교사회단체 원로와 대표자들도 이곳 국회를 찾아 '민주당은 고 김대중 대통령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절절하게 호소하며 체포동의안 거부를 강력하게 촉구했다”며 민주당의 결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계속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3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통합진보당 측이 체포동의안 합의 처리 거부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라며 딱 잘라 말했다.

민주당 "통합진보당 체포동의안 합의 처리 거부 요구는 옳지 못한 태도"

▲ 박지원 민주당 의원. (뉴스1)
박지원 의원은 "현재 나타난 사안만 보더라도 일단은 떳떳하게 나가서 수사를 받고 자기 주장을 밝히는 것이 옳지, 이거를 해주면 국정원 정치공작의 동조자가 되는 것이다 하는 것은 금도를 넘는 얘기"라고 말해 통합진보당 측의 요구에 명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은 "통합진보당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출당을 시키거나 이석기 의원 스스로 탈당을 하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통합진보당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진보정당으로서 존중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3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민주당은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해서 민주당의 입장은 분명하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헌법을 부정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결코 타협하지도 용납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석기의원 사건과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은 별개”라고 발언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언론보도 된 녹취록 내용은 국민 상식에 반하는 것으로 철저하고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국회법에 정해져 있는 72시간 이내 정보위 개최 등 사실관계에 대한 분명하고 정당한 확인 절차를 거쳐서 처리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호재라도 만난 듯 이 공안 사건에 대해서 정쟁에 이용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며 “국정원과 검찰 등 국가권력기관이 이 사건을 공안정국 조성의 기회로 삼으려 해서도 결코 안 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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