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핵심 당직자들이 내란음모예비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압수수색을 당하고 일부는 체포된 가운데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대체로 체포동의안의 처리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해 “국민의 상식에, 눈높이에 맞는 처리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같은 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한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번 사건은 매우 시대착오적인 사건”이라며 “국민들의 시각에서 합리적으로 처리 되어야 한다”고 말해 체포동의안 처리가 유력한 상황임을 암시했다.

▲ 2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서 법무부 관계자(오른쪽)가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국회는 체포동의안을 접수하면 첫 본회의에 보고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내에 표결해야 한다. (뉴스1)

체포동의안 처리 공감, 자격심사에 대해서는 이견

이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도 “법원 판단까지 나왔다 하니 우리 당은 체포동의안에 당연히 동의를 하는 입장”이라며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서도 “법적인 요건을 충분히 갖춘 체포동의안을 받아보고 나면, 그것에 대해서는 우리하고 생각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에 대한 자격심사안에 대해서는 여‧야의 입장이 엇갈렸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 자격심사에 대해 “이미 처리 됐었어야 한다”면서 “1년 이상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결론을 못 내렸다는 것은 정말 잘못이고 해답을 내려야 될 때”라고 말해 자격심사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내란음모 혐의를 받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과 관련,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도 우리와 인식을 같이 하니 동의안 처리가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하지만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자격심사의 이유는 비례대표 때 부정선거 혐의 문제였는데 검찰의 집중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에 대해서는 무혐의가 나왔다”면서 “ 다른 자격심사 사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별개의 문제지만, 과거에 자격심사 사유로 제소한 이유는 법리적으로는 이미 소멸을 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사실관계”라고 말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장외투쟁 지속 여부에 대해 이견

이후 전망에 대해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정원 개혁안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고, 아마 곧 발표가 될 것”이라며 “국회가 심층적으로 논의하고, 그 안에 대해서 국회 의견을 내서 바꾸고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며 그것이 실질적으로 야당도 원하는 개혁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의 국회 복귀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원내외 병행투쟁을 하겠다는 것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입장”이라며 “국회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말해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김관영 대변인은 “이석기 사건이 있다고 해서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사건의 그 불법성이 감경되거나 가볍게 생각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저녁 때 내지는 주말을 이용해서 장외투쟁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당분간 장외투쟁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 "대한민국과 민주주의 가치, 국민의 상식에 입각해 당의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국정원 선거 개입은 결국 최종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풀리는 것”이라며 “국정원도 셀프 개혁이 아니고 진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발언해 국정원 개혁 문제가 풀리기 전까지 장외투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야권연대도 성사 여부 불투명

야권연대와 관련해서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야권연대가 단 한 번도 그 자체가 목적인 적은 없었다”면서 “보다 많은 국민적 지지를 얻기 위한 가치의 연대라는 야권연대의 정신이 애초 기대와 달라졌다면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그리고 야권연대의 틀을 재정립하는 그런 기회로 삼아야 된다”고 말해 당분간 야권연대 등의 정치적 시도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한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지금 통합진보당이 민주당. 또는 우리 당과의 관계에서 야권 연대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민주당 또는 우리당, 안철수 의원과 함께 하는 것들이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연대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야권의 선거연대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만 천호선 대표는 “ 제가 알기로는 당장 임박해있는 10월 재보선에서도 민주당이나 안철수 의원 쪽이나 저희나 연대를 준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야권연대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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