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등을 이유로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측이 영수회담을 통해 논란을 해결하자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내비쳤다.

민주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26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상 초유의 정보기관이 관여한 부정선거를 배경으로 임기를 마치게 됐다”면서 “김한길 대표하고 박근혜 대통령하고 정치적으로 만나서 이 부분에서 화해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3자회담이냐 2자회담이냐 5자회담이냐 숫자에만 관심이 있는데 실제로 여야가 만났을 때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새누리당 내에 황우여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의회주의자들의 입지를 살려줘야 할 필요도 있다”며 재차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8월 초에 김한길, 황우여 대표 간에 의미 있는 합의와 진전이 있었다”면서 “그것이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통령을 맹종하는 이른바 종박세력들과 청와대의 강경파에 의해서 무산된 이후 정국이 이처럼 표류하게 된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결산심의 등을 이유로 국회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입장에 대해 민병두 의원은 “국회 개혁안으로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임위화 하지 않는 한 현재 결산심의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제약적이고 한계가 있다”며 “예결소위가 심사하고 그것을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채택하게 돼 있는데 정기국회 전에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발언해 새누리당에 응할 계획이 지금으로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제4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새누리당 측은 민주당 측이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재원 의원은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이) 협상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대통령 사과, 국정원장 해임 등 여러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으나 거의 협상 과정에 이룰 수 없는 상태까지 가버렸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김재원 의원은 “국정원 개혁은 결국 국정원법 개정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그러려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의논을 해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자체를 무시하고 새로운 특위를 만들자, 또는 야당의 안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 측이 제기하고 있는 예비비 및 국내정보파트 폐지 등을 핵심으로 한 국정원 개혁안에 대해 김재원 의원은 “예비비라는 것은 일반 행정부서에도 전체 예산의 10% 정도에서 특별ㅚ 예기치 못한 소요에 응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비용”이라며 “국가정보원은 예기치 못한 일이 워낙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기관인데 예비비를 폐지하면 조직의 운영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재원 의원은 “방첩기능의 상당 부분이 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러한 조직 전체를 없애자는 것은 국정원의 한쪽 기능을 마비시키자는 것”이라며 “이러한 주장을 100% 관철시키려고 하면 대화가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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