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박성제)는 8일 검찰의 < PD수첩> '표적수사'를 규탄하며 긴급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MBC본부가 전국적으로 일반 조합원들까지 참여하는 총회를 연 것은 지난 99년 방송법 투쟁 이후 9년만의 일이다.
MBC본부 19개 지부 조합원 400여명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남문광장에 모여 투쟁을 결의했다.
박 위원장은 "MBC 노동자들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이 싸움의 맨 앞에 설 것"이라며 "우리는 머지않아 총파업 깃발을 들고 이 자리에 다시 모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본부 이영훈 수석부위원장은 "< PD수첩>은 PD들만의 프로그램도 아니고 MBC만의 프로그램도 아니다. < PD수첩>이 무너지면 한국 언론이 다 무너지는 것"이라며 "군홧발이 < PD수첩>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광주MBC지부 황성철 위원장은 "두 가지 의문이 있다. 조합원 여러분들이 답을 좀 해달라"며 운을 뗐다. 그는 "< PD수첩>이 잘못 보도했다면 왜 미국 정부나 미국 축산업체가 나서지 않고 한국 검찰이 나서는지 모르겠다"며 "한국 검찰은 누구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관이냐"고 물었다.
황 위원장은 "네티즌들이 광고중단 운동을 했다고 검찰이 수사를 하겠다는데 황우석 사태 때는 왜 가만히 있었느냐"며 "그때는 왜 수사를 안했는지 동지들은 아시냐"고 검찰의 행태를 비꼬았다.
"< PD수첩>은 지금 많이 힘듭니다. 두렵습니다. 검찰 수사 때문도 아니고 수구언론의 공격 때문도 아닙니다. 여기서 더 밀리면 < PD수첩>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이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를 썼다고 취재수첩을 다 내놔야 할까봐,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정권의 일방적인 주장만 전달해야 할까봐, 시대의 진실을 외면하고 정권의 요구에 충실해야 할까봐 두렵습니다. 그러나 < PD수첩>은 앞으로도 시대의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송을 만들어가겠습니다."
MBC본부 조합원들은 이날 총회 결의문에서 "정권의 앞잡이로 전락한 검찰의 표적수사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 PD수첩 수사> 중단 △낙하산 인사 철회 △공영방송 장악 음모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총회는 파업가를 부르며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