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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기사쓰고 '억대' 소송당한 두 기자 "탄압, 화풀이"[전화인터뷰] 부산일보 정상섭, 한겨레 최상원 기자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7.18 17:39
   
▲ 홍준표 경상남도 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와 관련해 자신에게 비판적 기사를 쓴 부산일보 기자와 한겨례신문 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 지사는 16일 경남도청을 출입하는 부산일보 정상섭 기자와 한겨레신문 최상원 기자에 대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각각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부산일보 정상섭 기자는 지난달 26일 <홍준표의 거짓말… 대학병원 "의료원 위탁 제안 없었다">에서 "홍준표 경남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의 이유로 내세운 '3개 대학병원에 위탁을 의뢰했지만 모두 노조 때문에 거절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정 기자는 "부산의 동아대병원과 백병원, 진주의 경상대병원 등 해당병원 확인취재 결과 3개 병원 모두 '위탁경영을 제안 받은 적 없다'고 공식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정 기자는 홍 지사가 종편 대담프로그램에서 '노조가 정상화 요구를 거부했다' '지난해 136억 원을 벌어서 노조가 135억 원을 가져갔다'는 주장에 대한 보건의료노조의 해명을 적시하기도 했다.

한겨레 최상원 기자는 지난달 21일 <홍준표 지사의 국정조사 피하기 꼼수>라는 제목의 기자칼럼에서 "경남도가 (2013년) 2월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한 뒤 지금까지 홍준표 경남지사의 태도를 살펴보면 분명한 특징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며 "한번 머릿속에 입력한 내용이면, 그것이 잘못된 내용이라거나 틀린 수치라고 주변에서 아무리 조언해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기자는 "경남도가 수십 차례 진주의료원에 경영개선 공문을 보냈는데 노조가 거부했다거나, 경남 진주는 심각한 의료공급 과잉 지역이라거나, 진주지역 여론은 폐업에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것 등이 그런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 겨레신문 6월 21일자 <홍준표 지사의 국정조사 피하기 꼼수>
두 기자는 18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홍준표 지사의 소송에 대해 "언론탄압"이자 "화풀이"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일보 정상섭 기자는 18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사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경남도의 해명도 들어있다. 형식상 내용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섭 기자는 "홍 지사는 명시적으로 재임 이후 직접 위탁 제안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홍지사가 민간위탁을 직접 제안했다는 보도는 이미 다른 언론과 노조 등을 통해 나온 바 있다. 그럼에도 민사소송 진행했기에,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 '언론을 탄압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최상원 기자 역시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저는 (기자칼럼에서) 홍준표 지사가 잘못된 모습을 고치지 않고 반복하는 태도를 지적했을 뿐"이라며 "진주의료원 사안과 관련해 기자를 좀 위축시키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지사의 소송에 대한 시민사회, 정치권의 반응도 싸늘하다.

전국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8일 공동성명을 내어 "이번 민사소송이 도지사가 된 후 진주의료원 사태에서 보여주었던 홍준표 지사의 일련의 고집스럽고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의 연장이며, 지속적으로 좌충우돌하는 행보라고 판단한다"며 "이정도의 언론보도도 감내하지 못하고 소송으로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경남도민을 대표한다는 수장으로서의 처신에 가볍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언론 보도를 자치단체장의 입맛에 맞춘다는 것은 바로 도민들의 고통과 피해가 수반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홍준표 도지사는 기자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도 18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기자 개인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이라며 "홍 지사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 시절에도 언론인들에 대한 공격적인 언사와 행동으로 입길에 오르내렸다. 그릇된 언론관이 지금의 언론자유 침해와 압력행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홍 지사가 이 말도 안 되는 '권위주의적'인 소송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더불어 버거워 보이는 도지사직도 내려놓으시길 간곡히 권유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두 기자와의 인터뷰 전문.

- 부산일보 정상섭 기자

미디어스(아래 미) : 홍준표 지사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정상섭 : 기사를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기사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경남도의 해명도 들어있다. 형식상 내용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홍 지사는 그간 수차례 '대학병원에 위탁을 의뢰했으나 노조 때문에 거절했다'는 발언을 해왔다. 기사에도 적시돼 있지만 4월 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도 "폐업을 앞두고 진주의료원을 정상화하기 위해 3개 대학병원에 위탁경영을 맡아 달라고 했지만 3곳 모두 강성노조 때문에 거절했다"고 말한 바 있다.

미 : 홍 지사는 어떤 입장인가?

정상섭 : 홍 지사는 명시적으로 재임 이후 직접 위탁 제안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홍 지사가 민간위탁을 직접 제안했다는 보도는 다른 언론과 노조 등을 통해 나온 바 있다. (내가 보도한) 기사는 홍 지사의 주장이 사실인가에 대해 합리적으로 판단한 기사일 뿐이다.

미 : 언론중재위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제기했는데.

정상섭 : 보통 기자의 기사에 문제를 제기하려면 정정보도를 요청하든지 아니면 언론중재위에 중재를 요청한다. 이렇게 직접 민사소송을 한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 '언론을 탄압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사이기 때문에 소송이 장기전으로 될 것 같다. 홍 지사가 노조와의 싸움으로 점수를 따지 않았나. 이번에는 언론과의 싸움으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차분히 소송을 준비할 것이다.

미 : 홍 지사는 유독 기자들과 갈등을 빚는 것 같다.

정상섭 : 내가 판단하기로 홍 지사가 언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홍 지사는 '언론이 나에게 적대적'이라고 하는데 홍 지사가 언론에 적대적이다. 타 언론사에서 홍 지사와 언론이 마찰 빚은 사건들을 소개한 게 있다. 찾아보시라.

 

- 한겨레 최상원 기자

미: 홍 지사가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홍 지사가 소송에 앞서서 정정보도를 요청하지는 않았었나?

최상원: 전혀 없었다. 제가 쓴 기사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다만, '소송을 할 거다'라는 이야기는 있었어서 많이 황당하지는 않다.

미: 언론에 대한 재갈물리기라는 비판이 있다.

최상원: 진주의료원 사안과 관련해 기자를 좀 위축시키려는 의도인 것 같다. 본인 스스로 화풀이도 좀 하고.

미: 홍 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언론 자유는 진실보도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지 허위보도의 자유를 용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던데?

최상원: 소장을 봐도 홍 지사는 줄곧 제 기사가 허위보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 있는 주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는 기사에서 홍준표 지사가 잘못된 모습을 고치지 않고 반복하는 태도를 지적했을 뿐이다. 

미: 홍 지사는 지난 4월에도 기자회견 자리에서 "뭐라고 말해도 한겨레 입장에서 기사를 쓸 건데, 그냥 아무렇게나 써라"며 최상원 기자의 답변을 거부한 적이 있다. 평소에 불편한 관계였나?

최상원: 그런 건 아니다. 홍 지사의 평소 말투나 스타일이 좀 그런 면이 있다. 제가 평소에 쓴 기사에 대해 여러가지 맘에 안드는 게 있었겠지만, 평소 홍 지사와 접촉할 일이 거의 없었다. 출입기자라서 인터뷰 요청을 여러번 했었는데 전부 다 거절당했다. 인터뷰를 요청해도 안만나주시는 분이니까, 따로 들은 얘기도 없다.

미: 특히 홍 지사의 경우, '적대적인 언론관'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7년부터 경남도청에 출입했다. 김태호, 김두관, 홍준표 지사를 모두 겪었는데 그전 지사들이 아무래도 홍 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론과 친하긴 하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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