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택 MBC 감사(사진=MBC노조)

임진택 MBC 감사가 재선임됐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이사장 김문환) 여·야 이사들은 18일 오전 9시 최종 후보 3인(강성주 전 포항 MBC 사장, 임진택 현 MBC 감사, 전현철 안진딜로이트 회계사)을 표결에 붙였다. 임진택 감사는 개표가 완료되기 전에 과반인 5표를 얻어 감사로 재선임됐다.

여당 추천 김광동 이사는 이사회가 끝난 후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표결에서는 임진택 감사가 4표, 강성주 전 사장이 4표, 기권이 1표였다"며 "임진택 감사 쪽으로 표가 움직인 것은, 다시 공모를 해서 사람을 뽑는 방법보다는 임 감사와 강 전 사장 중 한 명을 뽑는 방법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임진택 감사는 '김재철 체제'에서 부실 감사의 대명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감사원은 올 2월 방문진을 감사하면서 MBC 감사에 대한 부실성을 지적했고 이에 따른 조치로 감사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한 김재철 전 사장과 현 임진택 감사를 '감사원법'에 의거해 고발하기도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가 지난 5월 낸 노보에 따르면, 임 감사는 '김재철 사장 법인 카드' 감사 과정에서 감사실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주도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후 보고서를 작성한 직원들을 감사 업무에서 배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당 이사들의 판단은 달랐다. 김 이사는 이 지적에 대해 "감사원의 지적이 맞지만, 그 지적이 위중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며 "MBC 역사를 봤을 때도 MBC 내부 자료를 외부에서 달라고 했을 때, 주지 않았던 예가 많았다. 또 부분적으로는 (감사원의) 감사가 정치적이었다"고 밝혔다.

임진택 감사 재선임에 대해 MBC 구성원들은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MBC 신뢰성과 직결되는 감사 자리가 '부실 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로 재선임됐기 때문이다.

박재훈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재임 기간에 부실 감사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감사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 임 감사에 대한 일반적 평가"라며 "그런데 재선임됐다. 황당하고 경악할 만한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박 홍보국장은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 건, 김재철 사장의 일을 다시 덮어두겠다는 방문진 이사들때문"이라며 "그들은 김재철 전 사장을 옹립하고 지키는데 바빴다"고 말했다.

이어, 박 홍보국장은 "고착화 된 표결 구조, MBC 인사 문제, 감사 문제 등 방문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구성원들은 깊은 분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을 모두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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