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 등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측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배후로 권영세 주중대사를 지목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 측은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국정원 전 직원에게 공천제의를 하고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18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국정원 직원들이 기밀 유출을 했다, 이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며 국정원 직원과 민주당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유일호 대변인은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국정조사는 이한구 당시 원내대표께서 박기춘 대표하고 합의한 사항이긴 하다”면서 “거기에는 분명히 검찰수사가 끝나면 이라는 단서가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일호 대변인은 “물론 원세훈, 김용판 이 두 사람은 불구속 기소가 된 상태지만 우리가 제기했던 감금문제, 기밀유출 문제 등이 검찰에 직접 고발이 되어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 되어야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권영세 주중대사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사이에 대한 의혹과 제보가 수차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부분은 사실은 김용판 전 청장의 전화통화 내역을 사실 조회해보면 바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를 합의한 지난 3월 여야 합의 사실을 환기시키며 즉각적인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측이 민주당 측을 향해 ‘매관매직’이라는 수사를 동원해 반발한 것에 대해 김관영 대변인은 “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외면하기 위한 대단히 잘못된 물타기 작전”이라며 반발했다. 김관영 대변인은 “국가의 안위를 책임져야 될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해서 잘못된 행위를 한 것에서 모든 것들이 발생된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것들도 국정원이 본연의 업무를 했더라면 전혀 발생될 일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관영 대변인은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심판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동시 출연한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과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좀 더 노골적인 주장을 주고받으며 격렬하게 대립했다.

김태흠 대변인은 “민주당이 전 국정원 간부 김상욱 씨에게 국정원 기조실장 등을 제의하는 등 매관매직 조작을 했다”면서 “민주당이 국정원을 선거에 이용하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익표 대변인은 “매관매직이라는 것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고 증거를 제출해 주기 바란다”며 “공익적 관점에서의 내부고발 문제를 매관매직으로 왜곡해서 몰아붙이는 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김태흠 대변인은 “여기에 개입된 국정원 전 간부 김상욱 씨가 어떤 사람이냐면 2009년도에 국정원, 2011년도 퇴직한 뒤에 민주당에 입당했다”며 “지난해 4월 19대 선거 때 공천은 못 받았지만 (민주당이) 그 사람을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익표 대변인은 “(그 분이)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지시하거나 그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분이 아니다”라며 “ 우리당은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이 광범위하게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정보를 그분을 통해서 입수했고 정확한 증거를 잡아야 되기 때문에 그분과 일정하게 협조를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홍익표 대변인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는 조사하면 조사한 데로 그 결과에 대해서 우리는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권영세 주중대사 간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홍익표 대변인은 “대선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주중대사,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그리고 박원동 국정원 국장, 이 세 사람간의 커넥션에 대한 의혹이 상당히 있다”면서 “상식적으로 김용판 서울 전 경찰청장이 단독으로 이 행위를 했다는 것은 이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익표 대변인은 “몸통과 배후설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내놓고 검찰에서 조사를 하면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의도는 당시 대선까지 연계시켜서 대선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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