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 제의를 사실상 받아들여 우리 측에 대화를 제의하고,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남북관계를 둘러싼 정세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국면이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을 맡고 있기도 한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에서 대화제의를 한 것은 잘했고 (우리 정부가) 대화제의를 해오자마자 사실 빠른 시점 안에 장소와 시기를 못 박아서 북측에 다시 제안을 한 것은 매우 발 빠르고, 또 적절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며 정부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여야 상임의장인 새누리당 황영철(왼쪽), 민주당 설훈(오른쪽)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황영철 의원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 “오늘 중국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하게 되는데 현재 상태로 봐서는 중국과 미국이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떤 단호한 조치라든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어떤 스탠스가 나올 수 있다는 압박감이 결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여·야 모두 대체로 긍정적 반응

북한이 회담의제로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6.15남북행사의 공동 개최, 이산가족 상봉’ 등을 제안한 것에 대해 황영철 의원은 “금강산 재개라든가 이산가족 상봉 같은 경우 5년 전에 진행돼 왔던 일들이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5년 전의 상황을 그대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5년 전에 중단됐던 사안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업그레이드된 대화들이 오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영철 의원은 “개성공단 문제만 보더라도 이번처럼 이렇게 갑자기 중단조치를 내린다거나 신변문제에 대해서 어려움이 없는, 이런 분명한 조치를 우리는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 북한이 이것을 이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지 않나 이렇게 본다”고 발언했다.

또, 황영철 의원은 “북한이 제기한 의제에 충실하게, 일단 이것을 성사시키는 쪽으로 회담을 진행하면 남북 장관급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러다 보면 정상 간의 만남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이번 회담이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 박지원 민주당 의원. (뉴스1)
야당인 민주당 측도 북한과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민간차원에서라도 활발하게 대화가 진전됐다고 하면 개성공단 문제가 조금 더 빨리 풀릴 수도 있었을 건데 이렇게 서로 기싸움을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잘 됐기 때문에 모두 승리를 했다, 이렇게 본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박지원 의원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며칠 전 초입부터, 처음부터 핵을 폐기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함으로써 여운을 만들어주고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나갔다”며 “우리가 남북이 대화를 하고 있고 시작하고 북미 간에 북일 간에 북중 간에 대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를 해서 핵 폐기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회담을 하자는 제의를 한 것에 대해서 박지원 의원은 “서울에서 개최되면 북한 측 회담대표 북한 장관이 반드시 청와대를 방문해서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을 할 것”이라며 “김정은 부위원장의 메시지를 대통령한테 직접 전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지원 의원은 “이렇게 되면 2차 회담으로 우리가 평양을 갔을 때 김정은 부위원장을 우리도 면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양 정상의 메시지가 교환된다”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북한은 과정보다는 김정은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일각, "북한의 임기응변" 경계심 드러내

▲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뉴스1)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북한과의 회담에서 최소한의 목소리는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평화방송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에 출연해 “북한측이 그동안 민간과만 대화하겠다는 무책임한 자세를 버리고 당국 간의 대화를 하자는 우리의 제안을 수용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우리가) 필요한 때에는 지원하지만 무조건적인 퍼주기는 안 하겠다는 입장을 앞으로도 고수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며 일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또,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자칫 북한의 임기응변식 국면 탈출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 제안을 수용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신중하고 차근차근히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궁극적으로 북한 측에서 제안해온 대화의 내용에는 비핵화가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북한 측 제의의 한계를 평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최근 라오스에서 추방돼 북송된 탈북 청소년 문제와 관련해 “최소한 그 문제는 당연히 논의되어야 한다”며 “탈북했던 아이들이 대한민국으로 돌아오면 좋겠지만 극한적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고, 그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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