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MBC 관계사 임원급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언론노조 MBC 본부 지역지부의 구성원들은 혼란 속에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김종국 MBC 사장이 30일 단행한 관계사 임원급 인사에는 윤길용 미래전략실 편성전략담당국장, 안광한 전 부사장과 황용구 전 보도국장 등 '김재철 체제'의 인사로 꼽히는 인물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순서대로 울산 MBC 사장, MBC플러스미디어 사장, MBC경남 사장으로 내정됐다.
'김재철 체제' 인사들이 사장으로 부임하게 될 MBC 지역사 관계자들은 다소 혼란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대책 마련에 힘을 모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배윤호 언론노조 MBC본부 울산지부장은 31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울산 MBC 지분의 100%를 서울 MBC가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 사장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구성원들이 '윤길용'이라는 이름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응 방안에 대해 묻자, 배 지부장은 "사실 지난 파업과 김재철 사장 시절을 거치면서 각 지부별로 조합원들의 무력감이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낙하산 사장에 대한 출근 저지 등 적극적 투쟁 개시 여부는 다음 주 조합원들과 논의를 한 뒤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길용 울산 MBC 사장 내정자는 31일 <미디어스>가 '향후 경영 계획'에 대해서 묻자 "아직 정식 주총을 거치지 않은 상태라 자세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윤 내정자는 '노조와의 갈등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 답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면서도 "과거와 다르다. 노사가 상생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용구 전 보도국장이 사장으로 내정된 MBC경남 구성원들의 반응도 대동소이하다.
남두용 언론노조 MBC본부 진주지부장도 "황용구 전 보도국장은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를 망가트린 대표적 인물"이라며 "MBC경남의 경우, 정경수 사장이 온 지 1년여가 지났을 뿐이다. 경영실적도 크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무슨 명분으로 사장을 교체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종국 사장이 강릉-삼척MBC과 청주-충주MBC에 겸임사장을 임명한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류천복 언론노조 MBC본부 청주지부장은 "강릉 MBC 지부와 마찬가지로 청주에서도 통폐합의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임 사장 때와 다를 게 없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류 지부장은 섣부르게 대응하기보다 새 겸임 사장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류 지부장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는 조합원들끼리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며 "내부 구성원들은 어떤 사장이 올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어제(30일)야 알게 됐다. 일단 새 사장이 취임사에서 광역화 관련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지켜본 뒤 노조 차원의 대응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용석 청주-충주MBC 사장 내정자는 같은 날 <미디어스>에 "내주에 열리는 주총이 지나야지 공식적으로 사장으로 임명된다. 아직 확정된 게 아닌 만큼 추후에 통화를 했으면 좋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MBC 관계사 주주총회는 오는 4일과 5일, 7일에 열릴 예정이며, 주총을 거친 뒤 관계사 임원들은 정식으로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