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9.8.20 화 22:00
상단여백
HOME 뉴스 인터뷰
한국일보 역사상 첫 '해고 편집국장' "영광스럽다"[인터뷰] 이영성 편집국장 "장재구 회장, 자충수 뒀다"
곽상아 기자 | 승인 2013.05.22 14:34

21일, 이영성 한국일보 편집국장이 해고됐다. 편집국장이 해고된 것은 59년 한국일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편집국장 경질, 형사고발, 대기발령에 이어 결국 해고까지…. 모두,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상대책위원회가 4월 29일 장재구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다.

   
▲ 이영성 편집국장이 6일 오후 편집국 비상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 제공)

이영성 편집국장은 2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부도덕한 회장에게 해고됐다는 것은, (거꾸로) 제가 정직하고 올바르게 행동했다는 얘기"라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재구 회장이 (나를) 해고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설마, 저 사람도 언론인인데?'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기어이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서 마지막으로 가졌던 일말의 기대도 접게 됐다. 장재구 회장이 마지막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 아니겠는가."

이영성 국장이 해고되던 21일 오후, 한국일보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장재구 회장은 인사위 개최를 막는 기자들에게 "좀 정상적으로 하자. 계속해서 이러면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며 인사위를 강행하려 했으나, 편집국 기자 60여명은 "장재구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박진열 사장은 한국일보 기자들에게 "좀 더 냉정하게 방법을 찾아보자"며 회장과의 중재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기습적으로 인사위가 열려 해고가 확정됐다. 인사위 예정 장소였던 9층 회의실이 아닌 옆방(상무실)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에게 "여기서 (인사위를) 하지는 않는다. 내가 그렇게 비열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던 박진열 사장을 놓고, "정말 비열한 사람"이라는 기자들의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 한국일보 기자들이 21일 오후 인사위를 마치고 나온 장재구 회장(사진 가운데)을 향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이영성 국장 역시 "기자 선배인 박진열 사장이 (회장의) 주구 노릇을 하는 걸 보면서 더더욱 분노스러웠고 슬펐다"고 전했다. 박진열 사장은 1978년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해 편집국장 등을 지냈다.

"대의를 잃는 순간, 언론인/언론사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돈이 아닌 가치와 명분을 추구해야 하는 언론사 사주와 사장이 이런 행태를 보이다니 참혹하기 그지없다. 박진열 사장은 본인이 기자 출신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사장의 이번 행위는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해고소식이 알려진 이후) 사회 각계 인사들로부터 격려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 회사를 망친 사주가, 회사를 살려보고자 충언을 한 편집국장을 해고했기 때문에 사회적인 공분이 있는 것 같다. (해고는) 오히려, 한국일보 사태가 좀 더 명확하게 풀릴 수 있도록 도와준 회장의 '자충수'라고 본다."

그리고, 이영성 국장은 "나에 대한 해고는 한국일보 사태에서 매우 지엽적인 문제일 뿐"이라며 사태의 본질인 '장재구 회장의 비리'에 주목해 달라고 밝혔다. 4월 29일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는 한국일보 사옥 매각 과정에서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장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추가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명백한 비리사건이기 때문에, 검찰도 제대로 수사하리라 본다. 장재구 회장 스스로도 인정했던 사안인데, 검찰이 이 정도의 수사도 못하면 안되지 않겠나. 법대로 하면 된다."

이영성 국장은 "기자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언론사 사주에게 이렇게까지 대항하는 것은, 회장이 명분과 실리 등 모든 걸 잃었기 때문"이라며 "한국일보 기자들이 바라는 것은 회사 돈을 빼가지 않는 새로운 사주를 통해 한국일보가 비판적 중도지로서 거듭나는 것이다. 목표는 분명하다"고 전했다.

21일 해고가 통보됐으나, 이영성 국장은 오늘(22일)도 한국일보사로 출근했다. "여기서 물러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기 때문에 끝까지 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훌훌 털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이번 싸움은 제 개인의 싸움이 아니다. 한국일보의 가치, 생존에 대한 문제이고 더 나아가 한국언론에 대한 문제다. (회사측이) 법적으로 나를 압박하더라도, 기꺼이 감수하겠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보내주신 후원금은 더 나은 기사로 보답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곽상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정의란 2013-07-01 20:11:19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우리모두가 보여주어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이영성편집국장님 힘내십시오.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9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