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MBC 사장이 임기 시작 1년 만에 MBC 본사 사장직 공개 모집에 응할 것으로 알려져 MBC 지역사 내부 구성원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김종국 현 대전 MBC 사장은 작년 4월에 선임됐다. 22일 현재까지 그의 임기를 따져보면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사장은 현재 언론을 통해 공석인 MBC 사장직에 도전하겠다고 의사를 표하고 있다.

▲ 김종국 대전MBC 사장 - 대전MBC 홈페이지 화면 캡쳐
김종국 사장은 2010년 3월 진주·창원 MBC 겸임사장을 맡은 이후 두 지역사의 통폐합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김종국 사장에 맞서 전면 통폐합에 반대했던 정대균 전 언론노조 진주 MBC 지부장은 해고됐다. 김종국 사장은 또 MBC 경남이 출범한 시기인 2011년에 13명의 사원들에게 해고, 정직, 감봉과 같은 중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노조 탄압의 선두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김 사장은 '김재철 체제'의 대표적 인사로 꼽혀 왔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2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재철 사장 밑에서 임원을 하면 모든 이들이 다 김재철 사장의 라인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라며 자신이 김재철 체제의 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사장은 "MBC 사장직 공모에 지원할 것"이라며 "(잔여 임기와 관련해) 절차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계열사와 본사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것이고 본사의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통폐합 당시 노조와의 갈등에 대해) 그들과 대화도 했으나 물리력으로 끝까지 막아섰다"면서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서 진행된 일"이라고만 답했다.

김 사장의 출마가 MBC안팎으로 알져지자 MBC 지역사의 내부 구성원들은 즉각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폐합 당시 해고됐다 지난 1월에 특별채용된 정대균 전 언론노조 진주 MBC 지부장은 2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종국 사장 시절 조합원의 1/3 이상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며 "당시 노조는 통폐합에 대해 전면적인 반대를 내세운 것이 아니었다. 김종국 사장에게 통폐합과 관련해 자료를 요구했고 대화와 협상의 자리를 갖자고 제안했으나 김 사장은 되레 횡령과 배임 혐의로 조합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전 지부장은 "통폐합의 결과 현재 MBC 경남의 경영이 나아진 상황도 아니며 김 사장은 대전 MBC에 선임된지 1년도 안 됐다"며 "지역사를 무시하며 방송은 서울만 있고 지역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사장이 된다면 MBC의 공영성을 지켜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MBC 지역사 관계자는 "지역사 구성원들이 서울에서 오는 낙하산 사장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는 이유는 예측가능한 경영을 보장받기 위해서다"라며 "적어도 3년 동안은 책임있는 경영을 해달라는 약속이다. 그래야만 지역사의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김종국 사장은 거꾸로 1년만 하고 떠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지역언론을 자기 승진의 디딤돌로만 보는 행태"라며 "김종국 사장은 지역 언론의 고유 가치를 깡그리 무시하고, 서울 편향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마디로 언론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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