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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제작 줄어드는 OBS, 이대로 괜찮나?구매 프로그램 위주로 봄 개편…"시간대만 메우겠다는 전략"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4.16 20:43

OBS의 15일 봄 개편에서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모래사장에 떨어진 바늘'이다. 그만큼 찾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대신 구매 프로그램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지상파 채널에 부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 희망조합지부가 15일 봄 개편을 분석한 결과, 타 회사에서 제작된 것을 구매해 방영하는 형식의 프로그램(구매 프로그램)의 비율이 44.5%에 달한다. 절반에 가까운 프로그램들이 구매 프로그램인 셈이다. 반면 OBS가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18.3%(보도 프로그램 제외)에 불과하다.

   
▲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OBS 사옥 ⓒ전국언론노동조합

줄어드는 자체 제작, 늘어나는 구매 프로

현재 OBS가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전격 TV 소환>, <꿈꾸는 U>, <Music & Movie>, <독특한 연예 뉴스>, <전기현의 씨네뮤직>, <명불허전>, <즐겨찾기 영화일주>와 <연예매거진 '좋은일, 나쁜일, 수상한일'> 뿐이다.

8개의 프로그램 중 <전격 TV 소환>(옴부즈맨 프로)은 법정 편성 프로그램이며 <꿈꾸는 U>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지원사업에 선정돼 4천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주말 저녁에 방송되는 <연예매거진>과 <즐겨찾기 영화일주>는 각각 <독특한 연예 뉴스>와 <Music & Movie>를 묶어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OBS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네댓에 불과하다.

프로그램 재방송 비율이 53%에 달하는 것도 눈에 띈다. OBS 4월 개편 첫 주(15~21일)의 경우, 프로그램 재방송 비율은 53%(재방 26.4% + 3방 이상 26.5%)에 이른다. 지상파 방송사의 정상적인 편성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철현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사무국장은 16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개편의 구매 프로그램 비율과 재방송 비율을 고려하면 지상파 방송사의 정상적인 편성이라고 볼 수 없다"며 "지역 시청자들에 대한 콘텐츠 서비스 제공이라는 독립지역지상파 방송사 OBS의 임무에는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상태이다. 또한 자체 제작 프로그램 축소는 OBS의 미래를 잠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사무국장은 "OBS는 민영미디어렙에 의한 광고수주 이상의 수익을 올릴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지출을 대폭 삭감하는 방식으로 경영을 하다보니 이런 편성이 나오게 됐고 현 수준은 거의 일반 케이블 채널에 가깝다. 이러한 파행 편성은 시청자들에게 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무국장은 "민영미디어렙이 언제까지 자체 제작도 하지 않는 방송사에게 광고를 팔아주겠느냐"며 "콘텐츠를 통해 광고매출 수익을 증진시켜야 할 회사가 OBS 죽이기에 나섰다. 언제까지 민영미디어렙이 수주하는 300억가량의 광고비에만 기댈 수는 없다"고 말했다.

OBS "재방, 지상파 3사에서도 높아"

반면, OBS 측은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의 분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OBS 경영국장은 16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보도 프로그램을 포함해) 자체 편성 비율은 36%, 외주 프로그램은 35%, 구매 프로그램의 비율은 2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방송 비율에 대해 "광고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자체 제작해서는 수익과 지출을 맞출 수 없으며150억 적자를 보는 회사가 재방, 삼방을 하지 않을 순 없다"며 "지상파 3사의 사정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경영국장은 "일단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증자가 가능할 것이고 자체 제작의 비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OBS 측의 주장이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측과 엇갈리는 이유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달리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 경영국장은 '으랏차차 7시'와 같은 프로그램을 OBS PD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보고 있으나,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측은 외주 제작 프로그램으로 분류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외주 프로덕션에서 제작을 하고 OBS PD가 총괄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상파 3사 PD A씨는 "PD가 프로그램 관리를 총괄하고 외주 프로덕션에서 제작을 하게 될 경우에는 외주 프로그램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전했다. OBS의 편성표에도 '으랏차차 7시'는 외주 프로그램으로 적시돼 있다.

"시간대만 메우겠다는 전략"

OBS는 2012년 154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2011년 186억 원 수준에 비하면 30억 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광고수익은 274억 원 수준으로 2011년 280억 원과 비슷하다.

OBS는 적자 154억 원을 보고 있는 현실에 큰 우려를 하고 있다.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제작을 늘리며 편성을 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노조 OBS희망지부는 적자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고, 시청률과 경영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국면이기 때문에 지역성을 강화하고 독자적인 콘텐츠를 늘려 독립지역방송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자고 주장한다.

공공미디어 연구소의 김동원 연구1팀장 역시 지역성을 강화한 자체 제작 프로그램과 OBS만의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 팀장은 "OBS는 예전부터 지역색을 강화하거나 차별화를 시도하기보다 서울 지상파를 따라가기에 급급했다"며 "이번 개편 중 자체 제작 프로그램들은 거의 연예, 영화 프로그램 등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최소한의 시청률 확보를 통해 현상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김 팀장은 "TV 광고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상 유지를 한다면 경영 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구매품이 들어가든 외주 프로그램이 들어가든 (민영미디어렙으로부터) 300억의 광고액만 받고, 시간대만 메우겠다는 전략인지 의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팀장은 "만약 구매 프로그램을 통해 돈을 번다고 해도 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콘텐츠를 확대하기보다는 자본의 특성상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구매 프로그램에 손이 가게 될 것"이라며 "OBS가 초기에 보여줬던 실험적인 프로그램들을 통해 수익성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BC PD인 B씨도 "MBC도 우수한 다큐를 구매해 방영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그래도 구매 프로그램이 45%에 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자체 제작을 아예 포기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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