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핵무장론과 이에 반대하는 주장이 정면충돌했다.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과 우상호 민주통합당 의원이 나와 각각 남한 핵무장과 이에 대한 반대를 주장했다.

최근 새누리당 내 비주류 세력의 핵심인사 중 한 사람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과 함께 새누리당 내에서 남한 핵무장론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진 원유철 의원은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민족의 공멸을 가져올 수 있는 파멸의 핵을 추구하고 있는 데에 대해서 우리도 이 북한의 이런 공포의 핵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나가고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평화의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며 본격적인 핵무장론을 주장했다.

▲ 북한이 개성공단으로 출경을 금지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북핵안보전략특위 3차 회의에서 원유철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또 원유철 의원은 “우리도 핵무장을 하되, 북한이 폐기하면 우리도 즉시 폐기한다는 조건부 핵무장을 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한반도 비핵화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한의 핵무장이 주변국들의 군비 강화 등을 촉발해 ‘동아시아 핵도미노’를 촉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원유철 의원은 “우리의 주권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우리는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동아시아의 핵도미노를 걱정하기에 앞서서 미국과 중국은 북한 핵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 북한에 대해서 적극적인 조치를 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은 미국의 핵우산이 있기 때문에 핵무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원유철 의원은 “한-미 동맹을 신뢰해야겠지만 최악의 경우에 북한의 핵으로부터 가장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자위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너무 당연한 권리”라며 “실제상황이 벌어진다면 미국이 주한미군을 비롯한 자국민들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한반도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라고 우려하고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유철 의원은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원유철 의원은 NPT에서 탈퇴할 경우 고농축우라늄, 플루토늄 등을 생산하려면 한-미원자력협정을 파기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그거랑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 민주통합당 우상호 의원. ⓒ뉴스1
이에 반해 우상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남한 핵무장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우상호 의원은 “핵을 가졌으니 우리도 갖자는 그런 논리는 상당히 감정적 대응일 뿐”이라면서 “비핵화를 위해서 핵을 무장하다는 논리는 정말 앞뒤가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우상호 의원은 “남한도 핵무장 하겠다고 한 순간 국제적인 제재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미국과 국제사회와 전쟁을 벌일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핵무장을 해야 할 텐데 이게 가능하겠느냐 하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남한 핵무장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우상호 의원은 국제사회가 우리의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설득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도 일축했다. 우상호 의원은 “그렇게 되면 전세계에 모든 국가가 다 핵을 갖게 되는 것”이라면서 “전세계가 결국 가상의 적, 혹은 현실적인 적을 대응하여 끊임없이 군비확장을 하게 되면 세계의 종말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상호 의원은 “북한을 잘 설득해서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의 큰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하도록 하고 또 전쟁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 사이에도 대화를 시도해서 북한의 현재 상태를 우리가 이라크와 리비아처럼 침공이나 침략의 방식으로 해치려고 하지 않는다는 방식으로 약속을 하고 이에 부응하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그런 형태의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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