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던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28일 산은지주 측에 따르면 강만수 회장은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남은 임기에 관계없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이다. 강만수 회장 측도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내정된 뒤 며칠 후에 임기와 관계없이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19일 오전 서울 중구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3 한국을 빛낸 창조경영대상 시상식에서 강만수 KDB 회장(오른쪽)이 중앙일보 송필호 부회장과 수상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강만수 회장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로 아직 1년이 남은 상태다. 따라서 29일 예정된 산은지주 주주총회가 강만수 회장이 산은지주 회장으로서 수행하는 마지막 역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후임으로는 재무부 출신인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이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강만수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이명박 정부 '금융권 4대천황'으로 불렸던 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강만수 회장의 사임은 신제윤 신임 금융위원장이 그간 천명해 온 '정책금융체제 개편'에 있어서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만수 회장은 1970년 제8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이후 재무부에서 보험국, 이재국, 국제금융국장, 세제실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이른 바 '모피아'의 대부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 재정경제원 차관이던 시절 외환위기를 맞았고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야인생활을 했다.

2005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밑에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역임했으며 2008년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아 '고환율 정책' 등을 밀어 붙여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1년부터는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하며 자신이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시절 입안하고 추진했던 '산업은행 민영화'를 밀어 붙였으나 결국 이를 완수하지 못한 채 퇴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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