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에게 ‘먹튀’ 의혹에 대한 해명과 쌍용차의 장기적 발전 전망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미디어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에게 ‘먹튀’ 의혹에 대한 해명과 쌍용차의 장기적 발전 전망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26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장기적 발전 전망과 투자 계획을 갖고 있기는 한 것인가”라며 “또 다시 쌍용차의 기술력만 노리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는 27일 오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열릴 예정인 쌍용자동차 정기 주주총회에 고엔카 사장이 참석하는 데 따른 것이다.

범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2월 14일 이사회에서 800억 유상증자가 결정된 후, 고엔카 사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800억 이상 현금 더 못 준다’는 마힌드라의 입장을 공공연히 떠든 바 있다”며 “그러나 1월 초부터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향후 3~4년 간 1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지적했다.

범대위는 이어 “마힌드라는 세계 시장에 내놓을 신차 프로젝트와 신규 엔진 프로젝트에서 쌍용차 기술력을 마음껏 활용하고 있다”며 “쌍용차의 핵심 기술을 활용하는 신차와 신규 엔진 프로젝트 모두 인도에서 출시할 제품들”이라고 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이들 프로젝트에 한국 돈으로 8,800억을 투자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800억 이상의 현금을 줄 수 없다’고 했던 태도와는 배치된다.

▲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지난달 14일 오후 강남구 쌍용자동차 서울사무소에서 "마힌드라에서는 쌍용차에 대한 확실한 투자의지가 있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과거의 문제와 상관없이 미래제품개발에만 쓰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뉴스1

또한 범대위는 “마힌드라는 그동안 쌍용차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차량을 인도 시장에 출시하면서 ‘마힌드라’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며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기술력만이 아니라 ‘라이센스 공유’ 방식으로 기존 쌍용차 제품에 녹아 있는 무형의 자산까지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현재 인도 시장에는 ‘마힌드라 쌍용 렉스턴’에 이어 ‘마힌드라 쌍용 코란도’, ‘마힌드라 쌍용 S101’ 등의 제품이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김태연 범대위 상황실장은 “쌍용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은 사전에 수차례 상하이 자동차의 ‘먹튀’에 대해 경고하고 대비할 것을 요구했다”며 “한국 사회, 특히 자본과 정권은 이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3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길거리로 쫓겨나고 24명이 죽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을 다시 되새겨 달라”고 호소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 또한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아무렇지 않게 팔려나가고 기술이 유출되는 데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이 나라 자동차산업 기술은 망할 것이 자명하다”며 “이 땅의 자동차산업 기술이 모두 붕괴될 수 있다는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중구청이 다시 분향소 철거에 들어갈 계획이라는 소식이 오전 8시 40분께 범대위에 전해졌으나 중구청 측에서는 계획을 곧 철회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