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내 당권경쟁이 ‘김한길 대 반 김한길’의 구도로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24일 양일간 언론들은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 전망을 보도하면서 이와 같이 보도했다.
5.4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한길 의원은 2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언론은 김한길이 비주류의 좌장격이라고 말하지만 좌장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라면서 “비주류는 계파가 아니고 주류가 못됐거나 되길 거부한 사람들을 총칭해서 부르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김한길 대 반 김한길 구도의 핵심은 주류 대 비주류의 경쟁이 아니라 주류의 패권주의에 대한 청산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범주류 후보군으로 구분되는 강기정 의원과 이용섭 의원은 김한길 의원의 이러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강기정 의원은 25일 TBS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에 출연해 “주류가 비주류로 교체되는 것을 혁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패권적 발상”이라며 “이것이야 말로 당의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구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한길 의원 측의 출마가 주류 대 비주류의 권력 교체 구도에 기대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용섭 의원은 26일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김한길 의원이 주류 대 비주류 프레임을 계속 의도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자신과 강기정 의원이 만난 것에 대해) 범주류 연대라는 규정부터가 이번 전대를 분열의 프레임으로 이득을 보려는 세력의 잘못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주류-비주류 구도에 편승하지 않겠다는 주장인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범주류 후보군에 속하는 강기정 의원과 이용섭 의원이 자연스럽게 후보단일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주류-비주류 대결 구도가 부정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결국 김한길 대 단일화 한 범주류 후보의 구도가 굳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에 대해 강기정 의원은 앞서 언급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용섭 의원과 제가 생각하는 부분이 거의 일치한다면 단일화에 대한 접근이 쉬울 것”이라며 “1차 컷오프 과정을 통해 실질적으로 단일화 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섭 의원도 비슷한 입장이다. 이용섭 의원도 앞서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4명 이상 출마를 할 경우 예비경선을 통해 3명으로 압축되는 과정이 진행된다”면서 “후보 간 연합이나 단일화는 누가 3명에 들어가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발언했다. 범주류 후보군들의 컷오프 과정을 통한 후보 단일화 성사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민주통합당 대표 후보는 4월 8~9일 후보등록이 완료되며 같은 달 12일 예비경선을 치르게 된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은 12~13일 본선 후보 등록을 하게 된다. 이후 4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모바일 투표가 불가능한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우편투표가 진행되며 30일부터는 재외국민 대의원의 이메일 투표가 진행된다. 일반국민, 일반당원, 국민참여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와 권리당원 ARS 투표는 5월 1일부터 이틀 간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