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내 당권경쟁이 ‘김한길 대 반 김한길’의 구도로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24일 양일간 언론들은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 전망을 보도하면서 이와 같이 보도했다.

▲ 민주통합당 당권 경쟁이 김한길 대 反김한길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매일경제 25일자 기사.

5.4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한길 의원은 2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언론은 김한길이 비주류의 좌장격이라고 말하지만 좌장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라면서 “비주류는 계파가 아니고 주류가 못됐거나 되길 거부한 사람들을 총칭해서 부르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김한길 대 반 김한길 구도의 핵심은 주류 대 비주류의 경쟁이 아니라 주류의 패권주의에 대한 청산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범주류 후보군으로 구분되는 강기정 의원과 이용섭 의원은 김한길 의원의 이러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강기정 의원은 25일 TBS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에 출연해 “주류가 비주류로 교체되는 것을 혁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패권적 발상”이라며 “이것이야 말로 당의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구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한길 의원 측의 출마가 주류 대 비주류의 권력 교체 구도에 기대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용섭 의원은 26일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김한길 의원이 주류 대 비주류 프레임을 계속 의도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자신과 강기정 의원이 만난 것에 대해) 범주류 연대라는 규정부터가 이번 전대를 분열의 프레임으로 이득을 보려는 세력의 잘못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주류-비주류 구도에 편승하지 않겠다는 주장인 셈이다.

▲ 김한길 민주통합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일각에서는 범주류 후보군에 속하는 강기정 의원과 이용섭 의원이 자연스럽게 후보단일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주류-비주류 대결 구도가 부정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결국 김한길 대 단일화 한 범주류 후보의 구도가 굳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에 대해 강기정 의원은 앞서 언급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용섭 의원과 제가 생각하는 부분이 거의 일치한다면 단일화에 대한 접근이 쉬울 것”이라며 “1차 컷오프 과정을 통해 실질적으로 단일화 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섭 의원도 비슷한 입장이다. 이용섭 의원도 앞서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4명 이상 출마를 할 경우 예비경선을 통해 3명으로 압축되는 과정이 진행된다”면서 “후보 간 연합이나 단일화는 누가 3명에 들어가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발언했다. 범주류 후보군들의 컷오프 과정을 통한 후보 단일화 성사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민주통합당 대표 후보는 4월 8~9일 후보등록이 완료되며 같은 달 12일 예비경선을 치르게 된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은 12~13일 본선 후보 등록을 하게 된다. 이후 4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모바일 투표가 불가능한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우편투표가 진행되며 30일부터는 재외국민 대의원의 이메일 투표가 진행된다. 일반국민, 일반당원, 국민참여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와 권리당원 ARS 투표는 5월 1일부터 이틀 간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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